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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rking/Logbook

[목수일지] 017. 사진과 목공의 공통점.

by Neuls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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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일을 하다보면 가벽을 세우거나 목상(목재로 만드는 구조물)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기존에 있던 벽에 새로운 벽으로 덮어 깔끔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아무리 신규 건물이라 하더라도 수직이 정확하게 맞거나 요철이 없는 벽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을 위해선 사각으로 가공된 목재를 활용하여 기존의 벽을 덮기 위한 기본 작업을 진행한다. 그렇게 작업된 목상 위에 MDF나 석고패널 같은 자재로 덮는다. 그리고 그 위에 페인트 같은 도색작업이나 벽지를 바르면 깔끔한 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수직과 수평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콘크리트 벽이 곧게 세워지지 않았기에 가벽 작업을 하는 것이기에 시각적으로 안정감 있는 공간 구성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기본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공구와 목수 각자의 경험이 중요해진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물을 넣을 수 있는 물관을 이용하여 수평을 잡았고, 추를 이용하여 수직을 잡았다. 20대 중반, 처음 일을 배울 때만 하더라도 추를 조심스레 띄우고, 물관으로 수평을 잡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작업자의 경험과 예측이 중요했다. 목수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실력이기도 했으니까.

 

요즘은 기술이 발전하여 개인용 레이저 레벨기로 모든 작업을 해낼 수 있다. 푸른색 레이저 빛이 사방을 두르며 수직과 수평을 쉽게 알 수 있으니 많이 편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작업을 위해선 목수의 경험과 감각이 중요하다. 아무리 수직과 수평이 잘 잡히는 공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사람의 시야와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공구라지만 함부로 사용하게 되면 오차가 발생하게 되어 좋지 않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작업하기 까다로운 벽을 만나게 되었다. 오래된 건물이다보니 위쪽은 좁고 아래쪽은 튀어나온 형태. 더 나아가 모서리의 각이 예각으로 되어 있어 직각으로 만들기도 어려운 형태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잘 잡는 것이 필요하기에 수평계를 사용하여 작업선을 긋고 목상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작업을 하다 문득 사진을 배울 때가 생각났다. 나름 유명한 사진가였다. 자신만의 철학과 사진 스타일이 명확했던 사진가. 그 이가 항상 말하던 그것이었다. “사진의 프레임의 수직과 수평을 잘 맞춰야 해요. 나중엔 그 수직과 수평을 무시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말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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