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urniture
  • Wood
  • Tool

목수의책장16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 김연수 번역 / 문학동네 그런 영상이 있다. 고즈넉한 또는 조용한 어느 공간. 저멀리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온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회색 면티 위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다. 다부진 몸 때문인지 아니면 더워서인지 몇 개의 단추가 열려있다. 원래의 색이 바래서인지 아니면 그가 하는 일 때문인지 청바지 고유의 색보다 진하듯 아니면 연한 듯한 느낌이 든다.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이 힘차게 들리지만 무언가 힘든 듯한 기색이 전해진다. 그가 지나간 자리의 가구들 위로 내려 앉아있던 먼지들이 갑자기 날아 오른다. 그동안 그가 외부에서 뭍혀 들어온 먼지들이 지나가면서 공기 중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앉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 태양의 사선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서 그런 풍경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2024. 1. 12.
[목공책 리뷰] 025. 여자목수 / 김민서 / 우드플래닛 목공의 일은, 목수라는 직업은 지금까지 남자들의 영역이었다. 목공일을 하거나 작업하는 내용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거운 목재를 나르거나 가공해야한다. 필요한 공구 역시 생각보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집을 지어야 하는 영역이나, 가구를 만들어야 하는 영역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는 목수라는 직업이 형태를 상상하고, 공간을 상상한 후 입체적인 과정을 통해 그 완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목공, 또는 목수라는 직업은 남자들의 직업군에 속해 있었다. 여성이 들어오기 쉽지 않는 분야였다. 아... 물론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성이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단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고,.. 2023. 1. 28.
[목공책 리뷰] 024. 짜맞춤의 정석 / 마크 스파뉴올로 / 안형재 번역 / 모눈종이 목공작업 중 짜맞춤이라는 이름이 있다. 짜맞춤이란 명칭에서 느껴지듯 무언가 대단한 방법으로 가구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쉽다. 가구에 필요한 목재를 가공하고 난 뒤, 원하는 형태로 만들고 고정시키기 위해 대단한 방법으로 만드는 과정을 짜맞춤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초기 목공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수공구인 끌과 톱 등을 활용하여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결구법을 적용하는 것만이 짜맞춤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많은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목공이라는 작업 또는 직업의 가치와 의미부여는 당연한 것이지만 하나의 과정만을 부각시켜 무언가 대단한 것마냥 만드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 2022. 12. 20.
평범한 인생 / 카렐 차페크 /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을 한다. 꽉막힌 도로,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과 버스, 뛰는 것 같은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직장에 도착하면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그러다 점심을 지나 오후가 되면 퇴근 시계를 바라보며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또는 누군가와의 약속으로 어딘가 잠시 들른다. 결국 집에 들어와 한숨을 돌리고 잠이 들면 또다시 그 다음날이 시작된다. 그렇게 평범하고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 한 칸씩 쌓여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결론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한 정치인이 있다. 쌓여있는 수많은 정치적 현상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널려있다. 다른 당의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도 설득하여 하고자 하는 일, 해야 .. 2022. 7. 10.
[목공책 리뷰] 023. Bob Flexner의 목재 마감 / 밥 플렉스너 / 김준형,정연집 옮김 / 모눈종이 처음 목공을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인테리어 알바를 하면서 목공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가구 목공을 시작하면서 꽤 많이 당황했다. 인테리어에선 생각보다 많은 여유, 빈틈이나 오차가 발생하더라도 다음 작업에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가구 목공에선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오차에 대한 여유가 별로 없었고 무리하여 작업하다보면 완성된 가구의 형태나 틀어짐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가구 목공을 할 때 필요한 자세와 작업 방법을 수정하느라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다시 만들거나 클레임으로 인해 민망할 때도 종종 있었다. 습관이 중요했던 것, 그리고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귀찮아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 그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그 다음으로 .. 2022. 7. 9.
페스트 / 알베르 카뮈 /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아니. 생각해보니 너무나 추상적이고 고고하다. 인간이 존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일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지도 모른다. 인간, 사람은 다양하다. 그 다양함으로 인해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각자가 겪은 삶의 배경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로부터 시작된 사고의 과정과 이해의 결론, 그리고 우리 각자가 가진 욕망에 의해 그 다양함이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생각들과 성향들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한다. 가끔 누군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받아줄 수 있다는 오해로부터 시작된 실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스스로 조그맣게 읍조리는, 알아채기 어려운 입술 모양만 순식간에 지나칠 뿐이다. 너무 부정적인 생각일까? 약간의 긍.. 2022. 3. 20.
[목공책 리뷰] 16. Tage Frid teaches Woodworking 어쩌다 목수가 되어 목공을 접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만들었던 것은 작은 수납장이었다. 생활목공(DIY)방식으로 목공을 시작했지만 처음 만든 것을 통해 느낀 감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크지 않지만 내가 원하는 것 하나를 만들었다는 것과 생각했던 무언가가 현실 속에 드러난다는 것이 목공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전동공구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만들기 시작하면서 목공 기술에 대한 욕구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어떻게 하면 다양한 공구를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리저리 정보도 찾아보고 영상도 찾아봤다. 하지만 당시 목공에 대한 자료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잘 정리되어 있다기보다 너무 흩어져 있었기에 이해하는 데 꽤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 책 .. 2019. 1. 28.
[목공책 리뷰] 15. 목재 마감 / JEFF JEwitt / 씨아이알 공방에서 항상 이야기 하는 것 중 하나가 있다. ‘마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라는 말이다. 지난번 “목재마감 101”에서 이이기 했듯 가구의 완성도와 자신이 의도하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선 마감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며 경험을 누적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스스로 분석하여 나에게 필요한, 또는 적절한 표현을 위함 마감법을 익혀야 한다. 꽤나 괴롭고 많은 스트레스는 주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가구라는 것이 생활에서 사용되다보면 이런저런 스크레치나 다양한 오염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 상황에 적절한 방식으로 수정하거나 보강하지 않으면 해당 가구를 오래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목공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마감법과 관련한 내용을 .. 2019. 1. 24.
[목공책 리뷰] 14. 목재마감 101 / Bob Flexner / 씨아이알 우리나라 목공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공방과 다양한 원목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취미로 또는 제 2의 직업을 모색하는 이들도 함께 늘어났다. 취미의 경우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개인적인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직업으로 방향을 잡은 이들은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가구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공에 대한 관심에 있어서 제작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커 보인다. 원목으로 가구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단순히 무언가를 만들고 제작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여타 가구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목공은 가구를 만드는 전체 과정이 조화롭게 잘 이어져야 한다. 그럼 어떤 과정이 있을까. 목공은 크게 세 가지 단.. 2019. 1. 22.
[목공책 리뷰] 11. 목공 짜맞춤 기법 / Gary rogowski / 씨아이알 목공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이제 목공을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는 목공을 떠올리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짜맞춤(Joinery)일 것이다. 못이나 기타 결합도구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면서 목재의 특성과 결합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면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짜맞춤 또는 짜임은 저 멀리 이집트에서 시작되었다. 지형상 또는 역사적으로 목재가 귀하고, 튼튼한 가구를 필요로 했기에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부터 시작하여 유럽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기법이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가구 짜임의 방법을 전통짜임이라고 강조하는 경우도 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하기 어렵다. 다만 여러 가지 짜임의 방법이 우리나라에 전해져 우리의.. 2019. 1. 14.
[목공책 리뷰] 10. 고급 목가구 손수 만들기 / Aandy Rae / 씨아이알 앞서 우드워킹 가이드에 대해 소개했다. 우드 워킹 가이드의 경우 목공작업을 할 때 짜임이나 결합부분을 목공기계 등을 활용하여 어떻게 가공하고 만들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어찌보면 제작을 위한 가공기법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하지만 하나의 가구는 그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제작에 있어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들, 특히 개별 가구의 특징과 형태를 같이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공방에서 사용하는 방법 등을 이해해야 다양한 가구를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목공현장에서 이런 방법들을 배우려면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배워야 한다. 목공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모든 목공 과정이 중요하며 하나라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귀찮다며 대충 넘.. 2019. 1. 11.
[목공책 리뷰] 9. 우드워킹 가이드 / 씨아이알 처음 목공을 시작하고 하나하나 만들어가다 보면 자신만의 만족감을 느끼며 성장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간단한 공구를 활용하여 작은 가구를 만들다가 조금씩 크고 규모 있는 기구를 만들게 된다. 쉽게 가공이 가능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목재를 사용하며 자신의 실력을 쌓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경험이 쌓이게 되면 조금 더 고급스러운 가구 또는 가공이 어렵고 고가의 목재를 사용하는 목공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자리잡게 된다. 때론 화려한 디자인의 가구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기도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실력이 쌓이고 더 나은 기술과 장비를 활용하고 싶어지게 되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즉 공방을 갖추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생각만해도 흐뭇하지는 순간... 2019.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