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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제주 여행기44

041. meet 100_제주시 meet 01_ 제주시 제주도의 전체 지도를 펼쳐보면 한라산의 위치는 정확하게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권역별 여행지를 나눌 때 한라산의 위치는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행정기관, 도시, 역사유적, 관광자원 등이 동서남북, 상하좌우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탄생에 얽힌 전설을 들여다보면 설문대 할망이 흙을 7번 퍼다 쌓아올린 것이 한라산이며, 내륙은 치마폭으로 흙을 옮겨와 만들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설문대 할망이란 제주도를 만든 신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설문대 할망은 누구이고, 무엇으로부터 유래되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학적인 추론에 의하면 제주도의 지형은 총 6단계의 분화를 거치며 생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1.. 2023. 2. 22.
040. 화가 송승호를 만나다 화가 송승호를 만나다 작은 관심으로부터 인연은 시작된다고 했던가, 그러니까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곳은 하루 여정을 끝내고 돌아온 숙소였다. 남제주에 속한 풍경들과 달콤한 연애에 빠져있던 나는 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서귀포SEA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름 가까이 머물고 있는 터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벌어진 술자리에서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는데, 야생마처럼 긴 머리칼을 늘어뜨린 그는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여행자 속에서도 특별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매일처럼 반복되는 여흥이었지만 하루 이상 같은 숙소에 머무는 일이 적은 나그네들이기에 좀처럼 인연을 맺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연이은 관찰에 그도 눈치 채기 시작했을 즈음 나는 옆자리로 이동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짐작했던 대로 그는.. 2023. 2. 22.
039. 둘레 2코스 Dulre 2 거린사슴 - 돌오름(총 5.6km, 왕복 4~5시간) Road 둘레 2코스 구간은 해발 743m에 위치한 거린사슴에서 시작해 해발 1270m 높이의 돌오름을 왕복하는 숲길이다. 1100도로에서 이정표를 따라 5분가량 진행하다보면 낮은 계곡을 끼고 우측으로 2코스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와 안내문이 나타난다. 주의사항을 살핀 후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해 좌우로 펼쳐진 곶자왈 지대를 10여분 가량 걷다보면 거대한 삼나무 숲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숲이 발산하는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0.5km 가량 거슬러 오르면 삼나무 숲이 끝나고 새로운 곶자왈 지대가 펼쳐진다. 이때부터는 제법 굵은 돌덩이들이 바닦을 점유하게 되는데 발밑을 잘 살펴가며 걸어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 1코스와 마찬가지로 둘레길을 .. 2023. 2. 19.
038. 둘레 1코스 Dulre 1 무오법정사 - 시오름(총 5.5km, 2~3시간) Road 문득 올레 1코스를 처음 걸었을 때를 떠올려 본다. 무려 26개의 코스가 조성될 만큼 길고, 다양한 구성을 지닌 제주 해안 중에서 시흥 일대를 첫 번째 코스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무척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대부분의 코스를 직접 걸어보고 나서는 왜 그곳을 첫머리로 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비슷한 경우로 한라산 둘레길 역시 무오법정사 구간을 제 1코스로 택한 이유가 궁금해 졌다. 하여 잠시 자료를 조사해 보니 법정사의 존재가 제주도 역사 속에서 상징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1918년 10월 7일. 일본의 강압적인 통치를 반대하던 승려와 제주도민 400여명은 이곳 법정사에 모여 투쟁을 결의하.. 2023. 2. 19.
037. 그리고 둘레길 & Dulre 제주의 심장 속으로 걸어가다 또 하나의 올레 ⌜한라산 둘레길⌟ 올레길에 이은 또 하나의 길이 제주도 한라산을 중심으로 열렸다. 제주 외곽을 돌며 커다란 벨트를 완성한 올레길이 성공을 거두자 제주자치도와 산림청은 내륙으로 눈을 돌려 한라산 둘레를 감싸는 환형의 길을 만들어낸 것이다. 1970년대 산림녹화사업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해오던 길을 재정비해 2011년 4월 제 1코스(법정사-시오름, 5.5km), 2012년 6월에 제 2코스(거린사슴-돌오름, 5.6km) 구간을 정식 개통한 것이다. 한라산 둘레길의 기본 포맷은 해발 600~800m 지점의 중허리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2014년 모든 궤도가 완공될 경우 전체 길이는 8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라산 둘레길은 올레길과 .. 2023. 2. 19.
036. 올레 21코스 olle 21 해녀박물관 - 종달바당(총 10.7km, 3~4시간) Road 전국적인 걷기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2007년 9월 성산읍 시흥초등학교에서 첫걸음을 뗀 올레길이 주변 부속 섬을 아우르며 430여㎞에 이르는 제주 전역을 돌아 마침내 26개의 코스를 끝으로 2011년 11월에 완성되었다. 제1코스 시흥-광치기(15.6㎞) 올레가 개설된 지 꼬박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제주 올레길이 특별한 이유는 한 코스가 끝나고 연이어 새로운 코스가 연결된다는 것. 그리고 그 길들은 모두 하나의 원을 그리며 끝없이 돌고 돈다는 것이다.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지역, 어떤 코스를 택해도 길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매력이 있다. 전체 구간 중 마지막 정점을 찍은 올레 21코스는 ‘오름의 왕국’으로 불.. 2023. 2. 16.
035. 올레 20코스 olle 20 김녕 서포구 - 하도리 해녀박물관(총 16.5km, 5~6시간) Road 제주 올레길을 걷는 데 마땅한 계절은 딱히 없다. 언제 어느 계절에 걸어도 올레길 모든 코스는 따뜻한 초록빛과 시원한 푸른 바다, 그리고 가슴 가득 채워주는 통렬한 바람을 맞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한 계절만을 고르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봄을 고를 테다. 봄빛 여린 순들이 가지마다 손뼉 치는 곶자왈을 걷거나, 노랗게 출렁이며 떼춤 추는 유채꽃 평야도 좋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바람 먹어가며 절경과 비경들로 즐비한 해안가를 원 없이 걸어볼 요량이라면 말이다. 김녕 서포구와 하도리 해녀박물관을 잇는 올레 20코스는 겨우내 숨죽였던 봄빛 색채들이 해안과 농로, 마을 안길을 채색하며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이고 .. 2023. 2. 16.
034. 올레 19코스 olle 19 조천만세동산 - 김녕서포구(총 18.8km, 6~8시간) Road 새것이면 다 좋은 것일까? 참 애매한 질문 같지만 최근 가장 늦게 태어나 가장 앞선 구성미를 갖춘 올레가 있다기에 가져본 의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레 19코스. 2011년 9월에 개통된 이 코스는 조천 만세동산을 시작으로 신흥, 함덕, 북촌, 동복리를 거쳐 종착지인 김녕서포구에 도착하는 신 루트다. 바다와 오름, 곶자왈과 마을, 기념관과 농로 등이 제주의 문화와 자연 생태를 아우르며 골고루 녹아있는 이곳은 제주의 특징을 가장 많이 담아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자면 우선 빼어난 풍경의 바다를 뒤로하고 솔향 가득한 숲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소담한 마을로 진입한 길은 또 다시 바다로 이어지는 순환이 색다른.. 2023. 2. 14.
033. 올레 18-1코스 olle 18-1 추자도(총 17.7km, 5~6시간) Road 제주 올레 길을 여행하다보면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제주 올레 길은 여느 관광지에선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짧은 시간 편안하게 감상하는 관광지를 제쳐두고, 종일 쫄쫄 굶어가며 온통 고생길로 가득한 올레 길에서 도대체 사람들은 어떤 감성에 사로잡혀 그런 공통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그러나 필자는 제주의 모든 올레 길을 소화하는 동안에도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단 한군데 추자도 올레를 걷기 전까지는 말이다. 추자도 올레는 기존의 제주도 올레와는 환경이나 생태에서 많은 차이를 .. 2023. 2. 14.
032. 올레 18코스 olle 18 산지천 - 조천만세동산 올레(총 18.8km, 5~6시간) Road 도시를 떠나와 도시 속으로 파고든다. 스물 두 번째 길인 산지천 - 조천 올레는 제주의 심장인 동문로터리에서 시작한다. 바다의 관문 제주항을 지나 사라봉, 별도연대, 삼양검은모래해변, 신촌옛길, 닭머르, 연북정을 지나 종점인 조천 만세동산에서 끝이 난다. 마치 미래에서 과거로 흘러가는 도입부는 올레 18코스가 얼마나 재미있는 구성을 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울 청계천을 연상시키는 산지천과 제주시를 호위하듯 솟아있는 사라봉, 별도봉은 제주 시민들에게 보석과도 같은 오름이다. 특히 사라봉은 제주시를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 멋진 곳이며 한라산을 바라보는 전망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계속해서 화북포구 방향으로 걸음.. 2023. 2. 10.
031. 올레 17코스 olle 17 광령 - 산지천 올레(총 18.4km, 5~6시간) Road 스물두번째로 열린 올레 17코스는 광령리를 시작으로 근심걱정을 타파해 준다는 무수천으로 접어들며 시작된다. 옛 선비들이 달빛 아래 풍류를 즐겼다는 외도의 월대와 내도의 알작지는 무수한 17코스의 볼거리 중 깨알 같은 시작에 불과하다. 파도가 밀려들 때 마다 자글거리는 알작지 해안을 따라 이호테우해변으로 향하는 길엔 봄이면 청보리로 뒤덮이는 내도의 전원이 펼쳐진다. 이호테우해변은 육지의 정동진과 비교되는 제주 북서쪽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말을 형상화한 2기의 등대가 두 곳으로 나뉘어 시립하고 있는데 저녁 무렵 다시 찾아가면 환상적인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계속된 발걸음은 도두 추억愛거리를 지나 구름다리를 건넌 후 도두봉 정상으로 향.. 2023. 2. 10.
030. 올레 16코스 olle 16 고내 - 광령(총 17.8km, 5~6시간) Road 제주 올레는 설명이 불가능한 길이다. 아니, 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마음대로, 느끼는 대로 걷는 길이다. 설명을 듣거나 미리 알고 떠나게 되면 올레의 본 모습을 알아 가는데 더 많은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 다시 말하거니와 지금껏 필자가 언급했던 말들이나 앞으로 풀어갈 올레 길들은 모두 사사로운 것들임을 고백한다. 이미 알려진 내용을 차용한 것도 있으며, 새롭게 발견한 것 또한 지극히 사적인 시각이 만들어낸 허구일지도 모른다. 제주 올레가 들려주는 빛, 소리, 냄새, 맛, 그리고 바람, 돌, 바다, 오름 들이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보면 보일 것이고 들으면 들릴 것이다. 눈과 귀를 통해 마음 안으로 들어와 울려 퍼.. 2023.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