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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42

피라미드 / 이스마일 카다레 /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피라미드. 누구나 다 아는 명칭이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기원전 4,000년 보다 더 오랜 문명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특별한 존재. 삼각뿔의 모양으로 거대한 사막과 함께 그 오래된 도시를 내려다보며 수많은 의구심과 존경심, 그리고 신비로움까지 갖춘 존재. 신화적인 상상력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 모습 그대로 증명하는 피라미드. 어렷을 적 신화 또는 신비로운 것들에 대한 궁금증과 존경심이 한껏 올라와 있을 무렵 피라미드는 그 정점의 하나였다. 단순히 어느 강력한 왕 또는 군주의 무덤을 넘어서 우주의 무언가를 말해주는 듯한 느낌까지 전달해주곤 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니었던지 이와 비슷한 영화까지 상영되어 그 신비로움과 의구심의 상상력을 극대와 시키기도.. 2023. 10. 22.
모파상 단편선 / 기 드 모파상 /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 어떤 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때론 누군가 생각하는 지적사고의 내용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것이 어떤 고도의 생각과 사고의 이론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이야기 하는 또는 사회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글일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객체로 살아가는 한 인간이 모이고 또 모여 구성하는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 등을 이야기 한다 하더라도 그것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를 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활한 우주의 구성요소와 절대로 겪어내지 못할 시간의 흐름을 말할 때, 그것이 진리를 추.. 2022. 12. 4.
평범한 인생 / 카렐 차페크 /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을 한다. 꽉막힌 도로,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과 버스, 뛰는 것 같은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직장에 도착하면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그러다 점심을 지나 오후가 되면 퇴근 시계를 바라보며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또는 누군가와의 약속으로 어딘가 잠시 들른다. 결국 집에 들어와 한숨을 돌리고 잠이 들면 또다시 그 다음날이 시작된다. 그렇게 평범하고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 한 칸씩 쌓여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결론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한 정치인이 있다. 쌓여있는 수많은 정치적 현상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널려있다. 다른 당의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도 설득하여 하고자 하는 일, 해야 .. 2022. 7. 10.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양윤옥 / 열린책들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양윤옥 / 열린책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그대는 마음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우리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사랑한다는 마음, 싫어한다는 마음, 좋아한다는 마음, 괴롭다는 마음... 등등의 단어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그것이 어디에서 나왔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한 때는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의 고민과 생각들이 세상에서의 모든 것들의 기준이며 전부라 생각했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생각과 마음이라는 이유로 쉽게 판단하고 쉽게 적용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이를 먹어가며 지나쳐온 그 시간들을 가끔 돌아볼 때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를 .. 2022. 4. 30.
스웨덴 기사 / 레오 페루츠 /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과 이야기가 여기서도 함께 이어진다는 느낌. 어차피 우리 인간의 역사 또는 삶은 하나의 개인 또는 국가 단위로 생각해도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듯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반복이 지속되면 지겨울 만도 하다. 어차피 그 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나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으로 읽히는 책들이 있다. 결과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그 과정의 묘사와 이야기의 짜임새로 그 모든 것들을 뛰어넘게 만드는 책들이 그런 책들이다. 단순한 아름다움의 묘사만이 아니다.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수많은 의미를 찾아낼 때의 즐거움, 얼기설기 이어지면서 하나의 연결점으로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놀라움 등등. 이러한 것들이 뻔한 이야기들을 새롭게 만들고 지금 다시.. 2022. 3. 5.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열린책들 어렸을 적 서랍장 위에 놓여 있는 엄마의 지갑을 보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였다. 지갑 속 포개져있는 천 원짜리와 만 원짜리를 보고 없어진 것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천 원을 꺼내 급하게 꾸깃거리며 집어넣었다. 그 순간의 감정. 심장이 요동치며 손이 떨렸다. 희미하게 등 쪽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 보다 호주머니에 들어간 천 원짜리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는 200원에서 비싸야 500원 이었으니 꽤 많이 사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동네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 들러 조심스레 과자 한 봉지를 집어 든다. 하지만 지금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에 얼굴이 붉어지고 다시 심장이 두근거린다. 호주.. 2022. 2. 4.
유리알 유희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한 때 신학을 공부하며 성직자의 길을 걸어가겠다 다짐한 적이 있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종교적 삶은 일상이었고 당연한 과정으로 여겼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개인적인 종교적 체험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 부추기고 강화시켰다. 그렇게 신학대에 들어가 공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진리”라는 단어. 종교 안에서 진리는 가장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다. 그 단어는 종교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정의라 할 수 있다. 혼란스러운 세상과 불완전한 인간들에게 진리는 따라야하는 명제이며 선언이기 때문이며, 진리의 한 조각으로 불완전한 인간을 채워야하며, 혼란스러운 세상을 안정화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종교의 최종 목표이며, 그것이야 말로 하느님의 세상을 만드는 이정표라 할 수 있다. 그.. 2022. 2. 4.
아버지와 아들 / 이반 투르게네프 / 문학동네 때는 19세기 러시아 1850년대. 한창 러시아는 혁명이라는 시간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러시아의 두 인텔리겐치아 청년의 이야기. 한명은 니힐리즘에 빠져 모든 권위와 권력, 그리고 기존의 규칙을 무시하고, 이러한 친구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무던히 노력하는 또다른 청년의 이야기다. 변화해가는 유럽의 문화와 새로운 학문의 분위기를 배운 두 청년은 오래된 농노제도와 불합리한 기존 방식이 옳지 않다고 느끼지만 정작 부모와의 만남을 통해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자라왔던 집안의 분위기와 그 바탕이 되었던 사회제도의 견고함까지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더구나 우연히 조우하게 된 한 여성으로부터 지금까지 부정하던 낭만주의(?)적 분위기와 욕망을 스스로의 내부에서 느끼고는 괴로움에 휩싸이게 된.. 2022. 2. 4.
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 / 열린책들 간단하게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소설. 하지만 읽어가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어느 영화에서 받았던 느낌. 이러한 느낌과 생각들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또는 어느 소설에서 느꼈던 느낌. 건조하고 비꼬는 듯한 느낌.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를 하는 과정이 디테일하게 전개되기보다 어느 순간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정리된다. 사회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부정적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주인공은 자신이 마음을 주기 전에는 절대 가까이 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침울하고 냉소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돈은 물론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는 주인공.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매드맥스가 생각났다. 냉.. 2022. 2. 4.
조지 오웰 산문선 / 조지 오웰 / 열린책들 한 때 지구의 1/3을 차지하였다고 하는 영국. 강력한 해군력과 무역, 그리고 식민지배로 세계를 호령했던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당연히 자랑스러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의 국민으로 1등 국민이라는 자신감과 우월감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대영제국의 밝은 곳을 넘어 어두운 곳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예민한 감각과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에서 경찰로 복무하면서 어두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함을 뜻한다. 자기 스스로를 객관화하려(그것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속해있는 나라의 명암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 2022. 2. 4.
향수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인간의 채취는 다양하다. 일을 많이 했을 때에는 강한 땀의 냄새가 난다. 술을 마시면 독특한 술의 냄새가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피부로 드러나게 된다. 씻지 않거나 자신의 관리가 되지 않는 사람의 경우 더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몸 자체에서 나는 냄새들도 있다. 호르몬이라는 이름으로 남성의 냄새나 여성의 냄새,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의 냄새와 기분이 좋을 때 발산하는 신체적 냄새들이 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인간의 냄새들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이러한 냄새를 감추려 노력한다. 몸을 씻어 땀 냄새를 없애고, 더러운 냄새를 없애려 한다. 스스로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상대방에게 느껴지는 그 냄새를 없애고 좋은 냄새를 통해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하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때론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 2022. 2. 4.
부서진 사월 /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관습 또는 전통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나라에도 있으며 어느 민족에게도 있어 그들이 살아 온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드러내곤 한다. 그것은 삶의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모양 또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 지역의 독특한 기후와 계절적 특성을 드러내는 가옥들 또는 건축물들이 그렇다. 때론 사람들의 계급적 차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양반, 쌍놈, 백정 등 직업적 특성과 문화의 특질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 온 삶의 역사적 배경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러한 전통과 관습을 소중히 여겨야하며 꼭 지켜야 하는 듯 주장하기도 한다. 때론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는 듯 절실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를 모른다. 이러한 전통 또는 관습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2~300년을 넘지 못한다는.. 2022.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