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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63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누구나 1, 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안다. 그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살기 등등하고 매케한 화약 연기 속에서 죽어갔는지를 잘 안다. 역사를 통해서,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그 현장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포성과 예리한 칼, 그리고 잔인하고 잔인한 질병 등으로 인해서. 유럽에서의 전쟁을 넘어서 아시아에서도 동일하게. 그것도 잔인한 살육의 전쟁이 벌어졌다. 전쟁이 끝난 후 잠깐 후회와 반성이 시간이 있었고 이젠 다시 전쟁의 글자를 떠올릴 나라는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선은 곧 잊혀져갔고 다시 이곳저곳에서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전쟁이 다시 이어졌다. 누군가에게 설득을 당했든, 아니면 어쩔 수없이 전쟁에 나서야만 했든 비인간적이라 불리는 전쟁은 그 후에도 꽤 오랫.. 2024. 2. 17.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 김연수 번역 / 문학동네 그런 영상이 있다. 고즈넉한 또는 조용한 어느 공간. 저멀리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온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회색 면티 위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다. 다부진 몸 때문인지 아니면 더워서인지 몇 개의 단추가 열려있다. 원래의 색이 바래서인지 아니면 그가 하는 일 때문인지 청바지 고유의 색보다 진하듯 아니면 연한 듯한 느낌이 든다.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이 힘차게 들리지만 무언가 힘든 듯한 기색이 전해진다. 그가 지나간 자리의 가구들 위로 내려 앉아있던 먼지들이 갑자기 날아 오른다. 그동안 그가 외부에서 뭍혀 들어온 먼지들이 지나가면서 공기 중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앉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 태양의 사선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서 그런 풍경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2024. 1. 12.
피라미드 / 이스마일 카다레 /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피라미드. 누구나 다 아는 명칭이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기원전 4,000년 보다 더 오랜 문명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특별한 존재. 삼각뿔의 모양으로 거대한 사막과 함께 그 오래된 도시를 내려다보며 수많은 의구심과 존경심, 그리고 신비로움까지 갖춘 존재. 신화적인 상상력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 모습 그대로 증명하는 피라미드. 어렷을 적 신화 또는 신비로운 것들에 대한 궁금증과 존경심이 한껏 올라와 있을 무렵 피라미드는 그 정점의 하나였다. 단순히 어느 강력한 왕 또는 군주의 무덤을 넘어서 우주의 무언가를 말해주는 듯한 느낌까지 전달해주곤 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니었던지 이와 비슷한 영화까지 상영되어 그 신비로움과 의구심의 상상력을 극대와 시키기도.. 2023. 10. 22.
바스커빌가의 개 / 아서 코난 도일 /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사람들이 말한다. 어디선가 무섭고 커다란 개가 있다고. 그 개가 밤이면 나타나 황야를 헤매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누구도 그 개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어디에 사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저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들이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닐 뿐이다. 그렇게 존재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존재는 어느덧 사실이 되고 진실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밤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혹여 바람이 불며 주변의 사위를 삼키듯 비가 내리는 날이면 문을 꼭꼭 걸어 닫고 무사히 오늘 밤이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시신이 발견되면 그 모든 원인과 결과가 아직 보지 못한 존재로 향하고 만다. 그들의 두려움은 이미 머릿속을 넘어서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2023. 9. 17.
모파상 단편선 / 기 드 모파상 /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 어떤 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때론 누군가 생각하는 지적사고의 내용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것이 어떤 고도의 생각과 사고의 이론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이야기 하는 또는 사회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글일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객체로 살아가는 한 인간이 모이고 또 모여 구성하는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 등을 이야기 한다 하더라도 그것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를 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활한 우주의 구성요소와 절대로 겪어내지 못할 시간의 흐름을 말할 때, 그것이 진리를 추.. 2022. 12. 4.
남한산성 / 김훈 / 학고재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니 서늘하다고 표현할 뿐 칼바람이 분다. 습기는 땅에 떨어져 발에 밟히고, 피부의 물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 위로 스치는 겨울의 바람은 시리다 못해 칼이 지나간 듯 생채기를 남긴다. 그 위, 그토록 칼바람이 스치는 성루 위에 두 사람이 올라서 저 멀리 진을 치고 있는 후금의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네 개의 눈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다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살기 위해선 우리가 죽어야 하는 것이오. 그래야 근본이 살고 자유로워지는 것이외다. 여기서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는지 모르겠소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생각을 죽여야 다음을 살 수 있다는 것뿐이오. 그것이 근본을 살리는 것이고, 그것이 백성을 살리는 것이외다. 서로 다른 .. 2022. 10. 29.
평범한 인생 / 카렐 차페크 /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을 한다. 꽉막힌 도로,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과 버스, 뛰는 것 같은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직장에 도착하면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그러다 점심을 지나 오후가 되면 퇴근 시계를 바라보며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또는 누군가와의 약속으로 어딘가 잠시 들른다. 결국 집에 들어와 한숨을 돌리고 잠이 들면 또다시 그 다음날이 시작된다. 그렇게 평범하고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 한 칸씩 쌓여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결론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한 정치인이 있다. 쌓여있는 수많은 정치적 현상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널려있다. 다른 당의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도 설득하여 하고자 하는 일, 해야 .. 2022. 7. 10.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안톤 체호프 /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우리는 평범하다고 일컫는 삶을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위해 씻는다. 간단히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출근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났음에도 조금의 조바심을 느끼며 부선을 떤다. 그날의 옷을 챙겨 입고 거리로 나선다. 지하철이다. 붐비는 것을 싫어하기에 항상 2~30분 정도 일찍 나서기 때문에 지하철은 아직 여유가 있다.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인지 벌써 주변의 사위가 밝게 보인다. 약간 부은 눈에 갇힌 눈동자가 피곤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지하철이 도착하기까지 핸드폰을 열어 뉴스를 검색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들을 찾는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직장의 사무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무실이 많은 거리엔 벌써부터 문을 연 커피숍에서 차 한잔을 손에 들.. 2022. 7. 1.
칼의 노래 / 김 훈 / 문학동네 꽤 오래전이다. 벌써 10년이 넘은 듯하다. 집에 일이 있어 급하게 내려가야 했다. 보통 때라면 책 한 권 정도 들고가 다 읽지 못해도 무료한 시간을 때우곤 했다. 하지만 급하게 움직이다보니 그러지 못했다. 결국 큰 일은 아니었지만 며칠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약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동생의 책장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 온 책이 바로 김훈의 “칼의 노래”였다. 우리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군이지만 의도적으로 강조된 부분도 있기에 별로 읽을 생각은 없었다. 뻔한 역사소설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장을 넘기고 다음 장을 넘기면서 읽는 속도가 빨라졌고 저녁시간 내내 밥도 먹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어냈다. 그리고 한 동안 멍하게 앉아있었다. 무엇을 말하고 싶.. 2022. 6. 21.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양윤옥 / 열린책들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양윤옥 / 열린책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그대는 마음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우리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사랑한다는 마음, 싫어한다는 마음, 좋아한다는 마음, 괴롭다는 마음... 등등의 단어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그것이 어디에서 나왔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한 때는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의 고민과 생각들이 세상에서의 모든 것들의 기준이며 전부라 생각했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생각과 마음이라는 이유로 쉽게 판단하고 쉽게 적용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이를 먹어가며 지나쳐온 그 시간들을 가끔 돌아볼 때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를 .. 2022. 4. 30.
페스트 / 알베르 카뮈 / 유호식 옮김 / 문학동네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아니. 생각해보니 너무나 추상적이고 고고하다. 인간이 존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일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지도 모른다. 인간, 사람은 다양하다. 그 다양함으로 인해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각자가 겪은 삶의 배경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로부터 시작된 사고의 과정과 이해의 결론, 그리고 우리 각자가 가진 욕망에 의해 그 다양함이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생각들과 성향들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피한다. 가끔 누군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받아줄 수 있다는 오해로부터 시작된 실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스스로 조그맣게 읍조리는, 알아채기 어려운 입술 모양만 순식간에 지나칠 뿐이다. 너무 부정적인 생각일까? 약간의 긍.. 2022. 3. 20.
스웨덴 기사 / 레오 페루츠 /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과 이야기가 여기서도 함께 이어진다는 느낌. 어차피 우리 인간의 역사 또는 삶은 하나의 개인 또는 국가 단위로 생각해도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듯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반복이 지속되면 지겨울 만도 하다. 어차피 그 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나오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으로 읽히는 책들이 있다. 결과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그 과정의 묘사와 이야기의 짜임새로 그 모든 것들을 뛰어넘게 만드는 책들이 그런 책들이다. 단순한 아름다움의 묘사만이 아니다.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수많은 의미를 찾아낼 때의 즐거움, 얼기설기 이어지면서 하나의 연결점으로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놀라움 등등. 이러한 것들이 뻔한 이야기들을 새롭게 만들고 지금 다시.. 2022.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