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urniture
  • Wood
  • Tool

미야베미유키5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당연한 말이다. 어제가 있어야 오늘이 되고, 오늘을 지나야 내일이 온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그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어제의 경험으로 오늘을 고민하게 되고, 오늘의 고민이 다시 내일의 결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어릴 적 경험했던 기억이 쌓이고 쌓여 오늘을 지배하고, 그 지배를 어떻게 해석하고 넘기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의 경험이 나의 경험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나와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고, 그 일을 통해 내가 지배당한다는 것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때론 잊어버리려하고 때론 망각의 그늘 아래두어 찾지 못하는 듯 행동하기 마련이다. 가면을 쓰고, 화사한 옷을 입고 그 속의.. 2022. 2. 4.
모방범 / 미야베 미유키 / 문학동네 / 양억관 처음 책을 접하고 나서 세 권이나 되는 분량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권 당 400페이지를 넘는 분량은 언제나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지난 번에 읽었던 화차의 경험이 있었고 장르소설이라는 특징으로 그리 오래걸리지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첫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단 숨에 1권을 끝내고 다음 권으로 넘어갔다. 그만큼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었다. 엄청난 분량의 책을 과연 어떻게 풀어 나갈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애매하게 글을 지루하게 늘여놓으면 그만큼 책의 재미는 반감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걱정을 내려놓게 만든다. 그 구성부터 특이했던 것이다. 총 3권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하나의 사건을 다룬 것임에도 .. 2022. 1. 31.
화차 / 미야베 미유키 / 문학동네 몇 년 전 “화차”라는 영화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우리시대의 어두운 단면 중의 하나인 금융과 관련한 그림자를 잘 표현한 영화였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였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영화다. 상영 당시에는 소설을 바탕으로 하였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일본의 추리소설로 사회파라는 생소한 장르를 이끌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는 정도. 솔직히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은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리기 어렵고 감독이나 극작가의 의도와 해석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에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보다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일본 소설을 영화할 때에는 그 분위기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영화의 흐름과 느낌이 한국적인 느낌과 많이 다르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2022. 1. 31.
[문장] 009. 공포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두 가지 방법 철저히 구경꾼으로서 호기심을 불태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사건의 바깥에 두고, 그 사건에서 철저히 멀어지는 것이다. 또는 형사나 탐정이 된 기분으로 사건을 추리하면서 추적해본다. 또는 희생당한 여자를 혐하하면서 그런 무서운 사건에 휘말려든 것은 피해자들 쪽에도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이며, 그러므로 자신에게는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꽤 합리적인 논리를 만들어 낸다. 그보다 더 단순한 '망각'이라는 방법도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들은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다. 모방범 / 미야베 미유키 2019. 8. 22.
뱀의 욕망 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예요. 화차 / 미야베 미유키 2019.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