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1 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 / 휴머니스트 어릴적부터 미술에는 별 소질이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미술수업이나 과제를 해야 할 때마다 한숨을 쉬었다. 무엇을 그러야 할지, 어떻게 그러야 할지 너무나 막막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의 무언가를 연필선을 따라 그려나갈 때마다 그저 신기하듯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정작 나의 그림은 무엇인지 모를 그림이 되어갔다. 또는 다른 친구들의 그림을 비슷하게 따라 그려 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그림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으리라. 다행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직접 그러야 하는 그림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안도해야 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림에서 멀어지고 여타 다른 예술과도 멀어지면서 거의 나와는 상관없는 듯한 삶을 살아왔다. 그냥 좋은 그림이라고하면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로 머물렀으니 말이다... 2022. 2.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