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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한밤의 아이들 2 / 살만 루슈디 / 문학동네

by Neuls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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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유와 환상과 역사의 혼돈 속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아니, 아니다. 오히려 그 속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즐거워하고 있다. 그것이 한밤의 아이들을 통해 얻은 나의 감동이자 안식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한밤의 아이들 1권을 읽으면서 그 혼란의 법칙과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 아니 환상의 법칙이라 해야 함이 옳을 듯 하다 - 헤매었다면, 그동안 간신히 적응한 이야기들과 그 흐름을 놓지 않고 이어지는 2권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그 형태가 드라나기 시작했다. 왜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하여 이제 막 32살을 맞이하고 있는 살림 시나이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지를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와 인도의 역사가 버무려져야 하는지의 이야기. 그것은 마지막 장을 읽어야 알 수 있다.

 

인도의 독립과 함께 태어난 주인공 살림 시나이. 그래서 인도의 다양한 축하를 받았지만 사실 그 영예는 원래 시바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할까? 동시에 태어난 천명하고도 한명의 아이들이 함께 태어난 것을. 그것은 수많은 인도의 구성원, 그리고 미래가 태어난 것이기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섭게 성장하는 인도의 모습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그리고 그 사건 사고들이 주인공과 어쩔 수 없이 이어져야하는 그 역사적 법칙. 처음 태어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라가야하는 이야기가 한밤의 아이들 1권에서 진행된다면 2권에서는 그 역사의 한자리, 또는 저 멀리 구석에서 살아가야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때로는 무지막지한 낙관주의(긍정의 바이러스)와 때로는 온화한 비관주의를 오가는 역사의 한 줄기를 이어나간다. 인도라는 거대한 인구를 가진 나라의 역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한 개인의 역사.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사람이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세포들이 죽어가고 다시 태어나는 시간의 흐름을 때로는 환상적으로, 때로는 현실적으로, 때로는 비유적으로, 때로는 해학적으로 풀어나간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이 폭로되는 시간, 누이를 사랑하는 역사, 폭력과 죽음이 이어지는 혼란의 시대, 부유한 삶에서 가난의 삶으로 이어지는 아이러니의 풍경. 그리고 끊임 없이 인도의 역사와 자신을 동일시 시키는 살림의 이야기는 명쾌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자신도 늙어가는 똑딱똑딱 시간의 역사를 받아들이면서 또다른 한밤의 아이들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걱정을, 때로는 절망을 이야기한다.

 

처음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지만 전혀 그럴필요가 없다. 아니 도움이 된다면 알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아이들, 즉 한밤에 태어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역사를 이해하고 현실의 역사를 이해한다면 충실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오히려 살만 루슈디가 이야기하는 방식, 즉 현실과 역사와 비유를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그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야기의 흐름을 잘 기억하는 것. 그렇다고 너무 의미부여하지는 말자.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에 푹 빠져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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