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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문학동네 / 이인규 옮김

by Neuls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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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 중에서도 노인

 

책의 주인공은 쿠바의 작은 어촌에서 살고 있는 산티아고라는 노인이다. 그는 젊었을적 힘 꽤나 쓰던 사람으로 바다를 통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 원대한 꿈과 희망이 있었다. 삶의 성공을 위해 자신감도 있었다. 젊고 이쁘고 사랑스러운 아내는 그에게 희망찬 미래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삶이라는 시간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가 꿈꾸던 희망찬 미래는 점점 희미해져만갔고, 그의 아내마저 떠나보내야 했다. 힘꽤나 쓰던 그의 근육과 탱탱하던 피부는 어느덧 늙어만 갔다. 그리고, 그토록 잘 잡던 물고기 역시 84일이나 잡지 못하게 되었다. 그의 마지막 자존심, 어부로서의 자존심마저 위태롭게 된 것이다. 결국 그 노인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미래와 젊음을 빼앗아간 시간이 그에게 남긴 것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지혜와 그 삶 자체를 인정하게 된 아량이었다.

 

그래서 그는 85일째 되는 날 바다 멀리까지 나아가 그동안에 쌓았던 기술과 경험으로 거대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물론 이를 위해 필요했던 것은 그의 의지 역시 한 몫하였다. 2박3일 동안 계속되는 망망대해에서의 싸움.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머리위에 머무르고 커다란 물고기를 잡고 있는 팽팽한 낚시줄을 나이든 노인이 버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85일이 되는날 보란듯이 물고기를 잡을 것이라는 희망과 의지를 가지고 있던 그에게 그 어려움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그리고 의지와 함께 순간순간 변화하는 바다에서 예측하지 못하도록 움직이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은, 그동안 그가 쌓아왔던 경험과 지혜가 없었더라면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사리 잡은 커다란 물고기가 금새 상어들에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최대한 상어들과 또 다시 사투를 벌이게 된다. 한 번, 두 번, 세 번. 노인이 살고 있는 어촌에 당도하기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학 물고기는 뼈대만 남은 상태로 포구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그가 젊었을 때였다면 불같이 화를 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에게 다가온 상실감 역시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노인은 포구에 닿으면 했던 일을 하고 그 피곤함에서도 돛대를 어깨에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삶이란 그런 것이라는 듯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언덕위 집으로 향한다. 물론 몇 번씩 거리에서 주저 앉았지만 그는 곧 자신의 침대에서 곤히 잠이 든다. 젊었을 적 그를 기분 좋게 만들던 사자 꿈을 꾸면서. 그리고 다행인 것은 그의 이러한 지혜와 삶의 인정은 한 시대의 완성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통해 배우고자 하는 한 젊은 소년으로부터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 걱정된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는 한 소년으로부터.

 

 

 

너무나 유명한 소설.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까지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로 인정받게 만든 소설. 그래서 누구나 한번 쯤 읽어본 소설. 나 역시 오래전 이 소설을 읽으며 거대한 망망대해에서 홀로 싸워 이기는 하나의 인간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었다. 내일은 또 다시 해가 떠오른다는 새로운 하루의 희망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막연하게 나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지금 이 책을 보면서 그 때와는 또 다른 느낌과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세밀함과 느낌들. 특히 한 시대를 살아 온 노인의 역경과 열정을 바다위에서 표현하는 이야기들은 단순한 휴머니즘을 넘어 인간이 살아 갈 삶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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