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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rking/Logbook

[목수일지] 030. 목재를 주문하다.

by Neuls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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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습한 더위가 시작되었다. 열대성 고기압이 유입되면서 습도가 올라가고 이와 함께 장마가 같이 시작하면 습도계의 수치가 치솟기 시작한다. 잠시 의탁하는 공방의 습도계를 확인해보니 벌써 60을 넘어가고 있다. 그만큼 습도가 높아졌고 목재의 팽윤도 심해지는 계절이다. 그렇기에 가구를 만들 때에도 이를 반영하여 제작해야 가을 또는 겨울이 되었을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요즘은 현장 인테리어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갑자기 일이 없어지니 잠깐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현장으로 이동하는 아침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조금은 늦은 아침을 맞이하며 약간의 어색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일 것이다. 어색함과 허전함에 한동안 빠져있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중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과 이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조금 더 집중하여 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을 지나갔다. 현장에 집중하다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은 더 집중할 수 있고 차라리 이에 대한 준비를 잘 하는 것이 이후 낫겠다는 생각들... 간단히 하루 일과의 계획을 세우고 일주일의 계획을 간단히 준비한다. 그리고 몇 달의 시간을 투자하면 시작의 궤도에는 오를 것이라는 생각. 물론 이런 계획이 다 이루어지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이런 준비들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또는 위기감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꾸준한 준비를 하기로 하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개인 목공 작업이다.

 

 

인테리어 현장을 돌면서 조금씩 준비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여유가 많지 않았다. 당장 급여의 문제도 있었고, 일에 집중하다보면 다른 것들이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여기엔 체력의 문제도 한 몫 했다.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집중하면 조금은 더 나은 것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개인 작업에 집중하는 것을 선택했다. 먼저 가지고 있는 목재의 양을 가늠해보니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대충 이것저것 작업하느라 가지고 있던 목재들을 다 사용한 것이다. 그동안 거래했던 목재상에 전화하여 목재 가격을 알아보고 필요한 목재량을 계산했다. 많지 않은 양이다. 화이트 오크 1인치(25.4mm) 40() 1.5인치(38.1mm) 40(). 80재 정도의 양이다. 화이트 오크 책상, 암체어, 상부진열장, 협탁까지 제작할 수 있는 정도의 양. 예전 같으면 60여 만원 정도로 끝낼 수 있었던 가격이 지금은 대략 100만원이 넘어선다. 생각보다 많이 비싸진 것이다. 다른 목재, 예를 들어 레드오크나 비치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 목재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렇게 주문을 마치고 이틀 후 목재가 도착했다. 오크 특유의 냄새. 점점 쌓여지는 목재. 약간의 부담과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의 의무감을 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그려보고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그동안 살면서 배운 진리 중 하나.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다음에는 더 많이 주문해야 하는데 가격이 조금 부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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