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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 Working/Logbook

[목수일지] 032. 시간의 소중함과 조급함.

by Neuls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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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두 번. 목요일과 금요일은 공방에서 가구작업을 하는 날이다. 오전에 할 일들이 있어 점심을 지나 공방에 도착하면 오후 1시 또는 2시 쯤 된다. 그때부터 오롯이 목공에만 집중하여 작업을 한다. 모두 작업할 줄 아는 작업임에도 오랜만에 하는 이유도 있고, 가능하면 작업하는 시간을 늘어지게 하지 않기 위해 꼼꼼히 챙겨 작업을 한다. 가능한 오늘 끝내려고 생각하고 계획했던 일의 양을 가늠해보고 작업의 순서와 과정을 머릿 속에서 생각해본다. 경험이야 이미 충분하기 때문에 작업하다보면 훌쩍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두 세 시간은 훌쩍 넘기는 것이다. 대략 4시 반에서 5시 정도에는 끝내려 하다 보니 실제로 작업하는 시간은 세 시간에서 4시간 정도 되는 듯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시간.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작업을 하다보면 문득 공방을 운영할 때 작업하던 회원들이 생각나곤 한다. 다들 직장생활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이라는 이유로 2~3시간 쪼개 작업하던 사람들. 대부분 6시 넘어 퇴근하여 7시 쯤 공방에 나와 하루의 마지막을 공방에서 보내던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의 작업을 지금의 나처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느 생각이 문득 든다. 얼마나 소중했을까 라는 생각. 또는 얼마나 중요했을까.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을 받고 작업하는 과정을 익힌 다음 자신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은 아닐지... 나에게도 그만큼 중요했던 시간이 얼마나 있었는지 등등...

 

 

그런 소중한 시간과 과정 속에 조금의 실수라도 하게 되면, 그 한정된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버리고 조급함의 마지막이 남게 되기고 한다. 그 실수와 조급함은 결국 작업의 내용을 흔들어 버릴 때도 있다. 처음 생각했던 계획과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한 시간의 한계로 인해. 여유는 없어지고 한 번의 실수가 다시 다른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꽤 오랫동안 작업을 해온 나 역시도 그런 실수를 하게 된다. 물론 이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잘 알기에 서둘러 수정하지만 갇혀진 시간의 한정 속에 나 역시 조급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조금의 여유, 조금의 시간. 그것을 늘릴 수 있는 마음을 가지려 하지만 아직도 그것이 쉽지 않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오늘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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