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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Book review

[목공책 리뷰] 022. 나무로 만든 스툴 / 니시카와 타카아키 / 송혜진 옮김 / 한스미디어

by Neuls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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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구는 만들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떤 재료로 만들든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의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의자는 다른 가구들과 달리 사람이 직접 앉아야 하기 때문이 더 많은 고려를 해야 한다. 안정성은 물론이거니와 앉았을 때 편안함과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전해야 한다. 때론 의자는 권력 또는 위치를 상징하기도 한다. 화려한 디자인과 옵션들이 그것을 극명하게 드러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보이는 의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더 화려하게 만들수록 사용하는 사람의 위치를 드러내게 만드니 말이다.

 

 

그렇기에 한때 가구를 만든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와 원칙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소재와 제작방법, 더 나아가 디자인까지 어떤 방향성을 잡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을 포기하거나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생각과 마음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차이를 조금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어떤 소재를 사용하든,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그것만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다만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 특히 프로들이나 가구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그만큼의 의미를 담지 못하는 가구를 만드는 이들에 대한 기준이 오히려 높아졌다. 당연히 나를 포함해서. 조악하고 불편해 보이는 가구라 하더라도, 그 소재가 부족해 보이고 실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렇게 가구의 문화와 관점이 우리 주변에 스며들 때,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야지만 원목가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의자에 대한 관점 역시 동일하다. 약간의 기준을 맞춰 만들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의미를 충분히 담을 수 있고 만드는 사람의 의도와 생각이 대중 또는 소비자에게 인정 받을 수 있다면. 물론 인정의 의미는 더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누구나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자 역시 동일하다는 뜻이다. 의자라고 불리는 것들 중 가장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가구가 바로 스툴이다. 자료들을 찾아보면 독일어의 어원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자라는 의미. 그렇기에 우리 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스툴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생각보다 만들기 어려운 것이 스툴이다. 안정성과 편안함이라는 기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 단순함이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단순함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있는 듯 없는 듯의 단순함인 것인다. 너무나 가까이 사용할 수 있기에 단순함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을 다 포함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 차라리 그냥 이러한 의문을 고민하기보다 내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툴을 만드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 이 책 나무로 만든 스툴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본의 가구쟁이들이 만든 스툴부터 시작하여,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일본의 대중들이 만들 수 있는 쉬운 스툴들까지. 때론 삐뚤빼뚤하다. 저것을 의자 또는 스툴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고 자신만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이 책에선 가구쟁이들(여기선 공예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만드는 스툴만 소개하지 않는다. 개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툴 만들기 과정도 소개한다.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이런 과정까지 넣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목공이라는 문화를 넓히고 이해의 과정을 더해 줄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문화가 더 확산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 물론 위에서 이야기했든 아무렇게나 대충 판매를 위해 가구를 만드는 프로들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만드는 것만큼 자신의 책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개인은 자신의 것만 책임지면 된다지만 가구쟁이라고 불리는 프로들의 접근은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S.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절판되었다. 4~5년 전 원목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 출판하였기에 꽤 오래전에 구매했다. 아마도 많이 팔리지 않았을 수도 있으리라. 나 역시 이 책을 구매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 동안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 다시 책을 들춰보면서 새로운 기분과 생각들이 든 것은, 그만큼 생각들이 변화되고 달라졌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절판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책 뒤를 살펴보니 11판이다. 아마 더 이상 발행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아직 우리의 가구문화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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