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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제주 여행기/Section 03 만나다

041. meet 100_제주시

by Neuls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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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et 01_ 제주시

제주도의 전체 지도를 펼쳐보면 한라산의 위치는 정확하게 중앙부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권역별 여행지를 나눌 때 한라산의 위치는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행정기관, 도시, 역사유적, 관광자원 등이 동서남북, 상하좌우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탄생에 얽힌 전설을 들여다보면 설문대 할망이 흙을 7번 퍼다 쌓아올린 것이 한라산이며, 내륙은 치마폭으로 흙을 옮겨와 만들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설문대 할망이란 제주도를 만든 신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설문대 할망은 누구이고, 무엇으로부터 유래되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학적인 추론에 의하면 제주도의 지형은 총 6단계의 분화를 거치며 생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1번의 오차가 생기긴 했지만 설문대 할망이 7번 흙을 던져 한라산을 만들었다는 전설과 일부분 맥이 닿고 있어 신기할 따름이다. 제주 내륙에 대한 전설로 들어가 보면 재미있는 부분은 더 많다. 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와 제주내륙을 만들 때 흘린 부스러기가 오름이 되었다던가, 한라산 백록담이 너무 높아서 이를 꺾어 던져버린 것이 지금의 산방산이라는 내용도 보이고, 영주 10경에 포함된 한라산 영실의 오백장군들은 설문대 할망의 500아들들이라는 내용들은 모두 한라산과 설문대 할망이 같은 존재라는 추측을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전설 속 설문대 할망은 엄청나게 키가 컸던 인물로도 기록되고 있는데, 하도 키가 커서 바다 위를 걸어 다닐 때 무릎까지만 잠겼다고 전해진다. 외돌개나 선돌, 오백장군 등에서 보이듯 뾰족하게 솟은 바위를 가리켜 사람에 비유해온 것을 볼 때 설문대 할망 역시 백록담 화구벽과 어떤 연관성이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렇듯 설문대 할망과 한라산을 장황하게 언급한 이유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형성과정이 한라산의 어떤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미리 살펴본 것이다. 제주도의 지형은 동쪽과 서쪽이 완만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 반면 북쪽과 남쪽은 경사가 다소 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주봉인 한라산에서 흘러내린 하천은 자연스레 복류하며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집중되다가 해안 부근에 이르러 해수에 밀리면서 용출하게 되는데, 이 용천을 중심으로 거대한 집촌이 형성되면서 오늘날의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이루게 된 것이다. 마치 어머니의 양 가슴을 입에 물고 모유를 받아먹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물론 설문대 할망과 한라산이 같은 존재라는 것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위의 이야기는 한라산이 솟구치며 거듭된 분화를 통해 지금의 제주도가 만들어진 역사적 사실과 설문대 할망의 전설에 서로 비슷한 점이 있다 보니 필자가 소설을 써본 것이다.

 

 

지금의 제주도를 낳은 한라산이 설문대 할망이라고 가정할 때 제주시는 든든한 맏아들인 동시에 제주도를 대표하는 가장 역할을 하는 곳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륙과 연결하는 관문인 제주공항과 여객선터미널을 소유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가장 커다란 사건들을 온몸으로 감내해온 흔적들을 곳곳에 만나볼 수 있으니 말이다. 제주시에는 다른 권역과 비교해 유적이나 박물관외에 눈에 띄는 여행지가 별로 없는 편이다.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섬으로 들고 나는 출구로만 제주시를 인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나마 소재해 있는 관광지들 또한 제주시에 상주하며 둘러보는 경우는 드물고 서귀포로 넘어가는 길에 들리거나 남제주에 숙소를 정한 후 일정에 맞춰 찾아오는 것이 일반적일 정도다. 대표적인 관광지와 여행자 편의에 맞는 숙소들이 서귀포와 남제주 일대에 밀집해 있다 보니 그런 차이는 더욱 분명해 보인다. 제주도에 입도해 처음 시작하는 관광 루트는 거의 획일화되어 있다. 승용차, 자전거, 스쿠터 여행자는 모두 용두암을 필두로 서제주를 첫 코스로 택하게 된다. 우측차선을 이용해 좀 더 해안 가까이 풍경을 관찰하며 둘러보기 위한 선택이다. 승용차와 스쿠터 여행자들은 기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내륙으로 파고들어 관광을 즐기고 다시 해안으로 순환하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이다. 반면 자전거 여행자들은 내륙을 병행할 경우 엄청난 체력손실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안도로를 따라 우선 돌게 된다. 연관된 관광지만을 선택적으로 관람하며 해안 도로를 모두 끝낸 후에야 내륙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객은 제주시 버스터미널로 이동해 동회선이나 서회선 일주 도로, 또는 평화로, 1100도로, 5.16도로, 남조로 등 주요 내륙 도로와 인접한 관광지를 우선 유람하게 된다. 하지만 버스시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엔 한계가 있어서 대부분은 서귀포나 성산에 미리 숙소를 정한 다음 해당 지역의 관광에 집중하는 방법을 주로 택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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