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수업을 하면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기본이 중요합니다. 그 기본은 따분할 수도 있지만, 기본이라 함은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원칙주이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모든 과정이 하나의 결과물로 나아갈 수 있다 생각하는 고루한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젊었던 경우에는 나 역시도 이러한 생각을 답답해했던 것이 사실이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들었던 것이다. 원하는 결과물이 있다면 그 결과물에 있어서 어떠한 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도착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여져 가면서 아닐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기본과 원칙에 대한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하게 되었다. 목공을 하며 과정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그것에 대한 의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본에만, 원칙에만 함몰되려 하지 않는다. 목공에서 완성해야 하는 가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지만 세부적인 과정, 즉 공구를 사용하고 제작방식을 정하고, 이후 보강을 하는 과정 모두를 자신의 생각과 행동으로 정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만의 과정으로 만들고 그 과정이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자신의 생각과 과정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기본과 원칙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을 응용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후 목공수업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다. “자신만의 과정과 원칙을 정하세요. 그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스스로 잘 익히면 가구는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쩌다 시작한 이번 목공수업에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듯하다. 이것이 기본이지만 이러한 기본과 원칙을 알고 자신의 방법을 세워가는 것이 목공이라고.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디자인을 하고 제작을 하는 과정, 더 나아가 공방을 운영하는 방법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어쩌면 목공만이 아니라 다른 것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사무실에서 일을 한다 하더라도 그 만의 기본과 원칙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무엇을 자신만의 것으로 하는 것.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실력을 드러내는 것. 어쩌면 그것은 자신만의 자존감을 높이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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