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가고 다음 해가 왔다. 항상 그렇게 해는 뜨고 다시 진다. 그리고 다시 해는 떠오른다.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일 수도 있고, 지나가는 시간일 수도 있으리라. 그러한 시간들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 아니 인식하지 못하는 시간이 지날 때가 있다. 별것 아닌 시간들로 인식되는 시간들. 아주 작은 시간들, 그 수많은 시간들과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나가고, 그렇게 쌓인 것들이 어느 순간 어떤 형태의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다. 언제 이런 것들이 있었는지 인식도 하지 못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때론 그러한 흐름들이 어떤 방향을 지시해주기도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명확하거나 뚜렷하지 않다.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드러난 현상들과 흐름이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하면 추동력을 얻기 시작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현상들이 힘을 얻고, 거기에 더해 그것을 인식한 사람들의 행동이 더해지기 시작하면 그 방향성은 더욱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일정한 시간 동안 지속되고 가속화 된다. 일명 뉴노멀 또는 새로운 시대 관점이 형성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방향성에 제동을 걸거나 흐름을 방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게 된다. 당연히 이러한 방향성과 흐름이 스스로에게 또는 어떤 무리의 힘과 권력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동력과 힘의 반동이 부딪치며 혼란스러운 듯 한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은 꽤 오랫동안 지속된다. 하나의 사건과 그 다음의 사건들이 이어진다. 위태로워 보이고 혼란스러운 선택들이 이어지며 언제 끝날지 모를 현상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도 그 시점과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게 된다. 언제 이러한 현상이 있었냐는 듯 새로운 관점과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새로운 시대정신을 생각하고, 인식하고,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러한 과정의 한 복판에 있는지도 모른다.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현상에 매몰되어 가는 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때론 말이 안 되는 현상들을 바라보며 좌절하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해되지 않는 사건들과 현상들이 더 많이 더 자주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의 현상은 더 극적으로, 더 대결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좌절하거나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렇듯 이러한 시간 뒤엔 새로운 시대정신이 나타나게 되고 꽤 오랫동안 그 정신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 다음 시대의 정신이 어떤 것이 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 그것이 중요할 것이다. 작다고 생각되는 이러한 생각들과 행동들이 모여 큰 힘이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경험해 왔다. 그렇기에 이제는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희망들의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그 희망들이 우리의 열망이라는 것을. 결국 그것들이 우리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만들어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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