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urniture
  • Wood
  • Tool

김훈2

남한산성 / 김훈 / 학고재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니 서늘하다고 표현할 뿐 칼바람이 분다. 습기는 땅에 떨어져 발에 밟히고, 피부의 물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 위로 스치는 겨울의 바람은 시리다 못해 칼이 지나간 듯 생채기를 남긴다. 그 위, 그토록 칼바람이 스치는 성루 위에 두 사람이 올라서 저 멀리 진을 치고 있는 후금의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네 개의 눈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다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살기 위해선 우리가 죽어야 하는 것이오. 그래야 근본이 살고 자유로워지는 것이외다. 여기서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는지 모르겠소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생각을 죽여야 다음을 살 수 있다는 것뿐이오. 그것이 근본을 살리는 것이고, 그것이 백성을 살리는 것이외다. 서로 다른 .. 2022. 10. 29.
칼의 노래 / 김 훈 / 문학동네 꽤 오래전이다. 벌써 10년이 넘은 듯하다. 집에 일이 있어 급하게 내려가야 했다. 보통 때라면 책 한 권 정도 들고가 다 읽지 못해도 무료한 시간을 때우곤 했다. 하지만 급하게 움직이다보니 그러지 못했다. 결국 큰 일은 아니었지만 며칠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약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동생의 책장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 온 책이 바로 김훈의 “칼의 노래”였다. 우리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군이지만 의도적으로 강조된 부분도 있기에 별로 읽을 생각은 없었다. 뻔한 역사소설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장을 넘기고 다음 장을 넘기면서 읽는 속도가 빨라졌고 저녁시간 내내 밥도 먹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어냈다. 그리고 한 동안 멍하게 앉아있었다. 무엇을 말하고 싶.. 2022.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