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1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 김연수 번역 / 문학동네 그런 영상이 있다. 고즈넉한 또는 조용한 어느 공간. 저멀리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온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회색 면티 위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다. 다부진 몸 때문인지 아니면 더워서인지 몇 개의 단추가 열려있다. 원래의 색이 바래서인지 아니면 그가 하는 일 때문인지 청바지 고유의 색보다 진하듯 아니면 연한 듯한 느낌이 든다.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이 힘차게 들리지만 무언가 힘든 듯한 기색이 전해진다. 그가 지나간 자리의 가구들 위로 내려 앉아있던 먼지들이 갑자기 날아 오른다. 그동안 그가 외부에서 뭍혀 들어온 먼지들이 지나가면서 공기 중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앉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 태양의 사선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서 그런 풍경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2024. 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