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다1 040. 화가 송승호를 만나다 화가 송승호를 만나다 작은 관심으로부터 인연은 시작된다고 했던가, 그러니까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곳은 하루 여정을 끝내고 돌아온 숙소였다. 남제주에 속한 풍경들과 달콤한 연애에 빠져있던 나는 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서귀포SEA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름 가까이 머물고 있는 터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벌어진 술자리에서 유독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는데, 야생마처럼 긴 머리칼을 늘어뜨린 그는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여행자 속에서도 특별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매일처럼 반복되는 여흥이었지만 하루 이상 같은 숙소에 머무는 일이 적은 나그네들이기에 좀처럼 인연을 맺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연이은 관찰에 그도 눈치 채기 시작했을 즈음 나는 옆자리로 이동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짐작했던 대로 그는.. 2023. 2.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