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urniture
  • Wood
  • Tool
Bookcase/History

제주역사기행 / 이영권 / 한겨레신문사

by Neuls 2022. 1. 25.
728x90

 

 

 

 

 

 

 

 

점점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일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개인적인 인생사의 되돌아봄이 엮여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나는 어떻게 살았고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의 고민들... 그러한 고민들이 문득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저것 읽어보면서 드는 생각들... 역사의 수레바퀴... 언제나 돌고도는 역사... 한편으로 답답한 마음이 다가오고, 한편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이런한 잡생각에 빠지다보면 과연 역사는 진보하는가라는 거창한 질문에 허우적 대기도한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관심은 다른 일을 하는 과정에도 연결이 되곤한다. 지금 하는 일들... 특히 여행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곳의 과거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된다. 어떻게 살아들 오셨는지, 왜 그러한 지역 문화들이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

 

 

제주도. 수려하고 이색적인 풍경과 내륙지방과 전혀 다른 삶의 문화적 독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 섬이라는 존재의 특수성을 넘어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개발의 뒷전에 밀려났던 혜택으로 자연적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곳.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계절 여행지로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근래에 들어 올레길이라는 여행상품(?)의 개발로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의 신비를 맛볼 수 있는 곳만으로도 충분한 곳임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 제주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철저히 개인적인 시각과 외부적인 시각으로 제주를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더구나 지역적 언어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질감의 차이.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역사, 문화의 이해. 그런 것들이 조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다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영권씨가 쓴 "제주역사기행"이라는 책이었다. 한편으로 제주의 역사가 궁금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금 작업하는 내용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그리고 예전 어슴프래 역사시간에 배웠던 사건들이 현실감있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고대의 제주도로부터 시작하여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가슴아픈 역사로 남은 4.3사건까지. 지금껏 제주도민의 관점이 부족했던 제주의 역사를 제주출신의 시각에서 하나하나 드러내놓기 시작한다. 다양한 신화의 이야기와 역사의 해석, 단순히 객관적이라 믿는 역사의 순진함을 넘어서 역사는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느낄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그것도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점 속에서... 이렇게 그의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제주의 큰 흐름이 보이게 되는데 바로 외부적 단절을 통한 강요의 역사이다.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가던 제주의 독립국이 어쩔 수 없이 강대국인 고려와 몽골에 속박될 수 밖에 없었던 역사, 조선시기 섬을 벗어날 수 없는 포고령과 함께 겪어야 했던 갖은 수탈의 역사. 지형학적 유리함으로 인해 일본제국군의 군사기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역사. 그리고... 해방 후 자신들의 권력을 찾고자하는 제주도민들을 해체하려는 내륙의 권력자들과 외국군대의 역사까지. 한번도 자신들만의 권력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모습을 보다보면 지금까지 대한민국 역사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라 생각되어진다. 그래서 더욱더 상징적인 역사적 상황들이 벌어졌고, 그래서 더욱더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제주의 역사... 제주도를 단순한 여행지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과연 지금 보이는 제주도를 전부라 볼 수 있을까. 수려한 자연환경과 아름다움 속에 담겨져있는 역사의 흔적들. 그리고 그것을 훼손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개발이권과 역사 왜곡의 현실. 지금까지 아무런 고민없이 제주에 다녔던 것을 일면 반성하게 된다. 단순히 신기한 모습과 아름다운 모습에만 관심을 가진 협소한 이해와 접근. 이제부터라고 내가 조금 보탤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PS. 역사에 대한 이야기라 그리 부드럽지는 않다. 얼마전 읽은 "제주기행"보다 딱딱하다는 느낌이 많다. 아마 역사가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제주 전체를 아우르는 역사의 흔적들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 많다. 또한 작지만 의미가 깊은 자리를 빼놓지 않고 설명하는 노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단순한 나열이 아닌 몇가지 주제를 가지고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어 따로 계획을 잡지 않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제주 여행을 몇번정도 다녀본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