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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Book review

[목공책 리뷰] 025. 여자목수 / 김민서 / 우드플래닛

by Neuls 202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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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의 일은, 목수라는 직업은 지금까지 남자들의 영역이었다. 목공일을 하거나 작업하는 내용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거운 목재를 나르거나 가공해야한다. 필요한 공구 역시 생각보다 많은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집을 지어야 하는 영역이나, 가구를 만들어야 하는 영역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는 목수라는 직업이 형태를 상상하고, 공간을 상상한 후 입체적인 과정을 통해 그 완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목공, 또는 목수라는 직업은 남자들의 직업군에 속해 있었다. 여성이 들어오기 쉽지 않는 분야였다. ... 물론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여성이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단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고, 오히려 여성이라 하여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목수라는 직업 또는 목공이라는 영역이 그러한 시간을 지나면서 고착화되어 온 경향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목공에 들어오면서 다른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여성 목수들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예술분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실제 여성목수들이 다양한 목공분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게는 집은 짓는 목공에서부터 시작하여 가구를 제작하는 목수, 또는 작은 소품을 만드는 목수들까지. 이렇게 여성목수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근래에 들어서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여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유일 수 있다. 꼭 남자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담아낼 수 있는 일이라면 여성이라 하여도 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에는 다양한 현대 목공 공구의 발전이 있어왔다. 어느정도의 체력과 힘을 가져야 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를 보강하고 보조할 수 있는 공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무거운 목재를 나르거나 할 때에도 효율적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장비들 역시 존재한다. 이러한 공구들의 발전은 당연히 여성들도 목수라는 직업에 접근 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취미의 영역으로 시작하였다가 여성 스스로도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생각보다 손재주와 재능을 가진 것을 확인해 가면서 목수라는 직업적 선택을 용기 있게 해낸 여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해 보자면 목공수업에서 꼭 남자라고 잘 한다는 생각을 깬 경험이 몇 번 있었다. 남성이 가진 체력과 힘으로 인해 분명 수월히 해나가는 작업들이 있다. 하지만 입체적인 구성을 생각해내고 그 과정을 체계화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을 오히려 허투루 넘겨 마지막 완성이 불완전한 경우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오히려 여성들이 그런 구체적 구상과 과정을 잘 지켜내어 결국 만족하는 완성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더 나아가 미적인 부분, 가구를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그 느낌을 더 잘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내가 경험한 교육의 과정이 모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여성들도 충분히 목공을 할 수 있다는 생각, 오히려 더 잘 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에 이른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여자목수라는 책이었다. 우드플래닛이라는 유일했던 목공 월간지를 통해 소개되었던 여자목수들의 이야기를 한데 묶어 출판한 책이다. 목공이라는 분야에, 또는 목수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의 이야기는 남자들이 목수를 선택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 다양한 직업과 삶의 과정을 거쳤다.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맞는 직업 또는 활동을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목수라는 직업을, 낯설고 어색해 보이는 그런 직업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그런 선택을 한 후 어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남자 목수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것들 또한 존재한다. 목수라는 직업이 결국 자신의 만족을 넘어 먹고사는 문제라는 것을 잘 알기에 어떤 선택들을 해야 하는지도 문제였다. 어쩌면 모든 목수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생각들을 동일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자목수들의 시작이 이후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말에 이를지 알 수 없다. 지금도 수많은 공방들이 생겨났다가 소멸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자목수들의 공방 역시 동일한 과정을 겪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여자목수들의 존재가 우리나라 가구공방 또는 목수의 영역에 끼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가 잊어버렸던 원목가구에 의미와 가구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조금씩 생겨날 거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다양한 관점과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공방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PS. 2019년에 출간한 책이다. 출판되자마자 관심이 있어 구매하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펼치지도 못했다. 그러다 이번 연휴에 펼쳐들고 단 번에 읽었다. 어렵지 않지만 목수들이 가지는 고민과 생각, 그리고 여자목수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던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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