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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 / 열린책들

by Neuls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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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소설. 하지만 읽어가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어느 영화에서 받았던 느낌. 이러한 느낌과 생각들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또는 어느 소설에서 느꼈던 느낌. 건조하고 비꼬는 듯한 느낌.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를 하는 과정이 디테일하게 전개되기보다 어느 순간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정리된다. 사회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부정적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주인공은 자신이 마음을 주기 전에는 절대 가까이 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침울하고 냉소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돈은 물론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는 주인공.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매드맥스가 생각났다. 냉소적이지만 무언가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던 한국영화의 주인공들이 생각났다. 때론 전쟁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차갑게 그려내었던 헤밍웨이의 소설이 생각났다.

 

 

검색해보니 하드보일드소설의 완성으로 대표되는 소설이다. 양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은 자신들의 한계와 욕망의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게 된다. 나를 위해선 다른 사람, 또는 생명에 대해 무책임, 또는 무심해지는 인간들. 더 나아가 장밋빛 미래를 보여줄 것 같던 자본주의는 내부적인 모순으로 인해 미래는커녕 좌절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시대. 이런 시대적 상황과 복잡한 상황을 고민해야 하는 추리소설의 방향을 바꾼 장르가 바로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러한 상항은 1950년대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그러한 전쟁은 없지만 곳곳에선 국지적인 전쟁이 빈번하다. 강대국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는 지구라는 이 행성을 몇 번이나 먼지로 만들고도 남을 양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는 더 깊숙이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와 지배하고 있으며 움직이는 순간, 소비하는 순간 어딘가에 기록되어 마케팅은 물론 재소비를 위해 활용된다. 인간적인 삶, 또는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과 같은 상대적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일자리를 잃는 순간 삶의 기반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더 나아가 인간이 윤택하게 생활하려 생산하는 그 모든 상품들이 오히려 지구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 어쩌면 우리는 이미 냉소적으로 변해버렸는지도 모른다. 사회의 조건과 삶의 조건이 어떤 상황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조금의 여유나 관심을 가지려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관계를 맺기 이전에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상황.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끊어져 있는 상황. 그렇기에 존재의 불안을 더욱 느끼며 서로를 향해 다가가기보다 멀어지기만 하는 우리의 삶.

 

 

그럼에도 객기 또는 터프함을 보여주는 주인공 필립 말로’. 아마 50년대 당시에는 큰 인기를 얻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뭉스럽게 행동하기도 하고, 뻔뻔하게 움직이지만 주변의 상황과 사건의 본딜을 꽤 뚫고 있기에 더 그랬을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도 이러한 것이 가능할까? 오히려 낭만적인 시대의 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그렇게 행동한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까. 알 수 없는 일이고,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조금은 이런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기대와 생각은 가능한 것이기는 할까?

 

 

 

PS. 정말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루키가 사랑하는 대표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호기심이 더 발생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 읽을 때에는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책장을 다 덮고 나서 그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이 생각났다. 어디에선가 길을 읽고 있어 이별을 시작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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