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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Art

겨울로부터 봄 / 노익상 / 청어람 미디어

by Neuls 2022.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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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사진 에세이집. 그동안 판타지 소설에 빠져서 근 두달은 몰두하고나자 남는 시간이 너무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예전에 읽고 싶어 사두었던 책장을 어슬렁거리다 이참에 쉽게 읽어가자는 마음으로 집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처음 책을 구매했을 때는 노익상이라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이야기와 그의 사진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였다. 다큐사진에서 손꼽히는 몇몇 중 하나로 아직도 왕성히 활동하지만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노익상이라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쓴 글과 사진은 아직도 많은 감동와 생각을 전해주어 상당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만의 글솜씨와 연결된 독특한 사진들은 단순한 느낌 전달을 넘어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1980년 부터 1990년까지 잡지와 기사일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던 발자취이자 그만이 들어낼 수 있는 감정의 표현이다. 그동안 다큐작업을 하면서 이야기 하지 못했던 감정의 흐름들과 기자라는 직업적 도덕을 지키기위해 드러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살짝 드러내고 있다. 어떤 늙은 어미의 이야기, 산골짝에서 둘만 살아가는 삶의 모습, 짜디짠 바닷가에서 만난 선장,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산으로 들로 떠돌아 다녀야 하는 어떤 사내 등 그동안 어렵게 살아왔던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다큐라는 시각을 통해 잔잔히 드러낸다. 하지만 단순히 그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어떤 것들, 안타깝지만 아련한 삶의 모습을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모습을 때로는 풍경으로, 때로는 작은 술잔으로, 때로는 걸어가는 모습으로 정지시켜 보여준다. 현실을 직시하며 주관적이기 보다는 객관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다큐사진을 넘어 노익상이라는 사람이 전하고 싶은 느낌들이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괜시리 짠해져 오면서 눈시울이 붉어질 것만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눈물이 나오지는 않는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감정선들... 

 

개인적으로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그의 경험이 부럽다. 일이였겠지만 그 속에 충실이 들어가 사실과 느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작업을 했다는 것. 힘들었다는 표현이 조금 나온다. 그래 힘들었을 것 같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와 현실을 보고 듣는 다는 것.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이를 위해선 전국을 돌아다녀야 하고 많은 고민을 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의 글과 사진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쉽게 읽어내려가기 어려운 책이다. 어떤 것은 글의 내용이 마음을 붙잡고, 어떤 것은 사진이 마음을 붙잡는다. 하지만 다 읽고 났을 때 다가오는 감동은 오랫동안 잔잔히 지속되었다.

 

 

 

PS. 사진 전문 출판사인 청어람미디어의 출력물치고는 생각보다 좋지 않다. 일부러 사진의 느낌을 그렇게 한 것인지 아니면 사진 자체가 그렇게 나온 것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시대의 뒷방에 밀리고 있는 필름의 느낌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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