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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양윤옥 / 열린책들

by Neuls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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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양윤옥 / 열린책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그대는 마음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우리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사랑한다는 마음, 싫어한다는 마음, 좋아한다는 마음, 괴롭다는 마음... 등등의 단어들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그것이 어디에서 나왔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그대는 알고 있는가? 한 때는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의 고민과 생각들이 세상에서의 모든 것들의 기준이며 전부라 생각했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생각과 마음이라는 이유로 쉽게 판단하고 쉽게 적용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이를 먹어가며 지나쳐온 그 시간들을 가끔 돌아볼 때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를 너무나 명백하게 느끼고 알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 마음이라는 단어를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은 단순한 머릿속의 생각일 수도 있다. 그것은 가슴이 찌릿거리는 감정의 내용일런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섞여있고 많은 것들의 가능성과 결과를 내포하고 있는 것. 그것이 마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때론 욕망의 글자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 욕망의 결과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가늠하기는커녕 그 속에 들어가 유유자적 놀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가 있을 정도이다. 결과가 어떨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이라는 단어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도덕적 또는 사회적 윤리의 기준과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마음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가면 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 또는 주변의 상처들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을 그리 길지 않다. 그런 순간 또는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마음이라는 단어로 규정한 것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 물론 돌아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습관이 되어 그것들을 보지 못하게 되는 상태로 생각된다. 아무튼 그렇게 돌아보게 되면 불그스럽게 올라오는 얼굴, 화끈거리는 얼굴이 비춰지는 거울을 앞에 두게 된다. 무엇이 잘 못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문제가 된 것일까 생각해보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을 했고 그 결과를 손에 들고 바라 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후 내가 살아가는 삶의 나이테에 긴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것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절대 잊혀질 수 없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남게 되는 것이다. 추억이라는 거창한 말로 남겨질 일이라면 나쁘지 않다. 오히려 그 추억을 꺼내어 나를 위로 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준 상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것은 추억이 아니다. 오히려 추억이라 생각하기보다 내가 안고 가야하는 숙제 같은 것으로 남게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을 견디고 버텨야 하는 삶이 애처롭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나의 선택이 아니라 마음의 선택이라 항변할지라도 그것은 결국 나의 선택이기 때문에 내가 짊어져야 하는 무엇이라는 것. 때론 가볍게 보이기도 하지만 너무 가벼워 너무 무거운 선택을 해야 하는 것.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마음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PS.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소설가이다. 몇몇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나름의 위트와 부드러운 문체가 특징이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시각은 생각보다 섬세하고 날카롭다. 특히 지식인라 부르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칼 같이 예리하다. 간단히 읽을 수 있겠다 생각한 책에서 무거움을 느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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