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le 4
표선 당케포구~남원포구(총 22.9km, 6~7시간)
Road
길다. 길어도 하영(많이) 길고, 엄블랑호게(엄청나게) 길다. 걷고 또 걸어도 길 뿐이더라는 올레꾼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올레 4코스다. 자그마치 22.9km에 이르는 전체 코스는 절반이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고, 나머지 절반은 오름과 평지를 오르내리는 중산간 길로 이루어져 있다. 제주 전통 뗏목인 테우가 놓여있는 표선을 시작으로 기나긴 해안길이 펼쳐진다. 해안을 점령한 현무암 덩어리들은 그림처럼 올레 길을 포장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위험 요소가 되기도 했다. 군화를 준비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볍고 튼튼한 워킹화를 신고서 폴짝폴짝 잘도 걸어 다니고 있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배경이 된 등대를 지나서 갯늪에 이르니 길은 마을길로 접어들어 잠시 사람 구경을 시켜주고는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바닷길로 등을 떠민다. 이 길부터는 가마리 해녀올레라고 부르는데, 가만히 이유를 생각하며 걷다보니 그녀들의 삶과 연관된 흔적들이 해안 곳곳에 터를 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해녀들의 삶은 생각할수록 신비롭고 장엄한 무엇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머리가 숙여졌다. 그러나 해녀에 대한 경의도 잠시 뿐,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 올레는 조금 과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때쯤에야 가는개로 이어지는 숲길을 허락했다. 제주올레에 의해 35년 만에 복원된 이 숲길은 거슨새미와 함께 올레 4코스의 최대 절정을 이루는 구간이다. 올레 4코스 역시 해병대의 손길이 곳곳에 영향을 끼쳤다고 전해진다. 올레를 지키는 것이 제주를 지키는 것이고, 나아가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될 만큼 그들이 올레에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해 보인다. 만약 그들이 전역한 후 민간인 신분으로 올레 길을 찾게 된다면 기분이 얼마나 블링블링할까 상상해보며 토산리 망오름이 준비한 숲길로 발길을 옮겨본다.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거슨새미와 순리대로 바다를 꿈꾸는 노단새미를 보물찾기 하다가 길은 다시 삼석교를 지나 또다시 해안 길과 조우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경험한 해안 길과 다르게 이번 구간은 폭신폭신한 땅을 기반으로 억새가 우거진 길이 많았다. 신나서 맨발로 걷는다며 촐랑거리다가 결국 남원포구는 어둠이 내려서야 만나볼 수 있었다.







Route
표선해비치해변 - 거웃개 - 갯늪(2.2km) - 흰동산 - 가마리개(5.5km) - 가마리 해녀올레 - 가는개 - 산여리통 입구(9km) - 토산초등학교 - 망오름 정상(11.8km) - 거슨새미(12.8km) - 영천사 - 방구동(14.8km) - 삼석교(16.4km) - 태흥2리 포구 - 태흥1리 쉼터(20.9km) - 남원포구(22.9km)
Guide
거웃개
예전엔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지대였으나 지금은 넘실거리는 파도와 현무암 돌길이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거웃개를 지날 땐 신발 끈을 단단히 묶어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
가마리 해녀올레
해녀들이 삶의 터전인 바닷가로 오르내리던 길로 갯머리의 다른 이름이다. 이곳에서 가는개로 가는 숲길은 제주올레에 의해 35년 만에 복원되었다.
망오름
조선시대에 봉수대가 있었던 오름으로 망산이라고도 불렸다. 낮은 지형이지만 복잡하며 동쪽과 서쪽을 향해 2개의 말굽형 화구로 이루어진 복합형 화산체이다.
거슨새미
건천 다음으로 표선면과 남원읍의 경계인 송천이 나오는데, 이곳 구릉지대의 언덕진 곳에 위치한 샘이 거슨새미이다. 바다로 향하지 않고 한라산을 향해 거슬러 오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남원포구
4코스 종료지점이자 5코스의 시작점인 남원포구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출이 퍽 아름다운 포구이다.
level : 상
전체 올레코스 중 가장 길며, 오름을 비롯해 까다로운 구간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중산간 길 뿐만 아니라 바위길 등 해안도로가 많아 피로도가 높은 코스다.
start
제주~표선간 시외버스(번영로 경유)를 타고 가다가 제주민속박물관에서 하차한다. 표선해수욕장 방면으로 2~3분 걸어가면 출발점에 도착하게 된다.
Food
남촌뚝배기(표선리) 064-787-5432
남원범일분식(남원포구) 064-764-5069
마당갈비식당(남원사거리) 064-764-5989
남쪽나라횟집(토산리) 064-787-5556
guest house
서귀포SEA게스트하우스(남원읍) 064-764-2888
모두올레게스트하우스(태흥리) 064-764-5437
남촌풀하우스(표선리) 064-787-4100
와하하게스트하우스(표선리) 064-787-4948 / 016-268-4948
콜택시 064-787-7733(동성 콜택시) / 064-764-9191(남원 콜택시)
올레지기 064-762-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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