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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피라미드 / 이스마일 카다레 /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by Neuls 202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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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누구나 다 아는 명칭이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기원전 4,000년 보다 더 오랜 문명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특별한 존재. 삼각뿔의 모양으로 거대한 사막과 함께 그 오래된 도시를 내려다보며 수많은 의구심과 존경심, 그리고 신비로움까지 갖춘 존재. 신화적인 상상력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 모습 그대로 증명하는 피라미드. 어렷을 적 신화 또는 신비로운 것들에 대한 궁금증과 존경심이 한껏 올라와 있을 무렵 피라미드는 그 정점의 하나였다. 단순히 어느 강력한 왕 또는 군주의 무덤을 넘어서 우주의 무언가를 말해주는 듯한 느낌까지 전달해주곤 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니었던지 이와 비슷한 영화까지 상영되어 그 신비로움과 의구심의 상상력을 극대와 시키기도 했다. 그 거대함과 달리 실제 무덤의 위치는 아직 확실하지 못하며 그 오랜시간을 거치면서 이미 도굴을 당한 듯한 묘실은 오히려 그 무언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자아내가 만든다. 이와 연결되어 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이야기와 함께. 처음 피라미드가 완성되었을 당시엔 석회 타일을 표면에 둘렀기에, 한 낮의 피라미드는 태양을 반사하여 그 주변을 밝게, 아니 또렷한 자기 과시를 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구름 한 점 없는 보름달의 밤. 오히려 피라미드 표면에 반사된 달 빛, 아니 반사에 다시 반사된 태양의 빛이 그 존재를 다시 부각시키기도 했을 것이다. 그 신비함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간의 상상력이 켜켜이 쌓여온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더 크고 위대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나이가 들고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되면 이러한 신비로움까지도 수그러들게 된다. 더 나아가 하나의 존재 또는 사회가 이어오는 과정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빛나던 모습의 그림자를 같이 보기 시작한다. 단순하고 한껏 높였던 상상력은 다른 상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 그림자의 자리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반드시 어떤 결과를 예상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이어지는 그러한 상상들이 따라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큰 돌 더미들을 어떻게 그렇게 쌓을 수 있었을까. 지금의 기술과 능력으로도 쉽지 않는 무게와 규모일 것이다. 그 거대함을 위해 결국 26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특별한 방법이 있었을리 만무하다. 결국 당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구들과 인간의 힘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 것이다. 하나의 돌덩이를 쌓아가면서 한 명이상의 사람이 희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희생당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와 정치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국가의 목표가 하나의 건축물에 집중됨으로써 소용되는 경제적 부담 역시 작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이러한 피라미드를 축조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그 내면의 과정 역시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스마일 카다레는 그 그림자를 보고자 했던 것을 보여진다. 여기엔 당연히 자신의 경험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상징물들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험들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어떤 희생들의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를 세밀하고 밀도있게, 한 발 더 나아가 살짝 비틀어서 표현하는 문체까지. 단순히 독재의 사회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그 사회와 사람들의 화학적 반응을 내밀하게 표현해 낸다. 

 

 

 

 

PS. 생각보다 짧고 강력한 인상을 받았던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피라미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그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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