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문학3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읽고 나서 꽤 오랫동안 생각해야 했다.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부터 이 책에 대해 무어라 말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까지. 몇 번을 쓰고 지웠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나 당연하지 않게 또는 특별하게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그런 것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외면하고 있고 바라보지 않고 있는 그런 것들을, 그렇기에 더 특별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서.. 하지만 한 페이지를 넘겨쓰다 결국 포기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더 특별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어떤 설명도, 이해를 위한 설명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만큼 단순하고 간명하다.. 2025. 4. 12. 미국의 목가 / 필립 로스 /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처음 이 책을 꺼내 들었을 때에는 제목을 믿었다. 미국의 목가. 미국 어느 지방 또는 시골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은 지루하겠지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일 거라 생각했다. 물론 그러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분명 그 안에선 갈등과 관계의 풀어헤침이 있을 것이다. 반전이라 하더라도 그 범위 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다. 머리를 식히기에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첫 장의 시장과 전반부의 흐름은 거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삼 분의 일 이 넘어서는 순간부터 예상하던 것과는 다르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겉으로 보이는 편안함 또는 안정적인 분위기는 어디 간데 사라지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조금은 적당히 넘어갔으면 하는 기대와는 달리 그 수렁은 오히려 더 깊이.. 2024. 5. 4. 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 / 열린책들 간단하게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소설. 하지만 읽어가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어느 영화에서 받았던 느낌. 이러한 느낌과 생각들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또는 어느 소설에서 느꼈던 느낌. 건조하고 비꼬는 듯한 느낌.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를 하는 과정이 디테일하게 전개되기보다 어느 순간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정리된다. 사회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부정적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주인공은 자신이 마음을 주기 전에는 절대 가까이 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침울하고 냉소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돈은 물론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는 주인공.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매드맥스가 생각났다. 냉.. 2022. 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