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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Socity

대화 / 리영희 / 한길사

by Neuls 202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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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에 태어나 뛰어난 머리로 고향과 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품게 만들던 한 소년. 형편이 어려운 과정에서도 공부으 집념만은 놓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던 그 소년는 어느덧 해방을 맞이하게 된다. 생각보다 어떨떨한 해방의 시간. 그 해방의 시간을 느끼며 누릴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해방 후 좌우의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진흙탕 싸움이 되어가는 현장을 목격했야 했고, 일본군이 나간 자리에 예의 없는 미군이 자리잡아 조선인들을 위하는 척 하는 풍경과 대면해야 했다. 그리고 처음 만나게 되는 여수순천사건의 현장.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스스로의 먹거리를 챙기기위해선 일면 외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고등학교 영어교사.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못하게 된다. 바로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영어를 조금 한다는 이유로 징집되어 통역관 장교로 7년동안 보내면서 그는 인간의 본원적 수치심과 한계가 어디까지 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휩쓸림에 버티기 위해 책을 읽고 또 읽기 시작했다. 전쟁속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자리에서도 책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 그리고 그 지긋지긋한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언론인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놓지 않았던 독서와 예리한 판단은 세계의 언론이 움직이는 것을 예의 주시하였고 그 흐름을 국내 언론으로 드러내놓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이들로 하여금 위협을 받게된다. 그래도 그 거친 풍파에도 꿎꿎이 버티는 강직함을 쉬 꺾을 수는 없었다. 직장에서 해직되고 추운 겨울 감옥살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교수로 부임했어도 이러한 행태는 계속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정의가 무엇이고, 언론이 무엇이고, 진실과 민족에 대한 끊임없는 그의 관심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의 이러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희망을 배웠고 내일을 준비하는 행동에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을 얻을 수 있었다.

 

일제시대 이후 한국의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굵직굵직한 사건의 중심에서 살았던 한 인간의 이야기. 때로는 소년과 같은 부끄러움을 공개하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려는 그의 이야기가 담긴 책. 바로 '대화'이다. 나이들어 뇌졸중으로 쓰러져 생각의 한계가 다다르기 전까지 한국 현대사의 획을 긋는 소중한 글들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뇌졸중이라는 병은 그의 왕성한 글쓰기를 멈추게 하였고 이제 지난 기억을 되살려 이 대화라는 책을 완성하게 된다. 살아오면서 한 순간도 책에서 손을 놓지 않았으며 진리를 위한 펜을 놓지 않았던 리영희의 이야기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지식인의 삶이 무엇인지 대변하는 삶의 이야기이다. 그는 모진 고초를 당하여도 글을 썼고,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저항하던 그의 삶은, 시대에 편승하여 쉽게 무릎을 꿇었던 다른 이들과의 비교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거운 이야기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리영희라는 사람의 사상과 생각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해 오는지, 때로는 부끄러운 것들도 과감히 고백하고, 때로는 자신의 강직함에 자긍심을 가지기도 한다. 그래서 아직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한 건지, 때로는 막다른 한계에 부딪친 우리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잘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역사의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 역사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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