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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 주강현 / 생각의 나무

by Neuls 202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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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위에 자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파란 하늘과 바다를 이어주는 하얀 색의 단순한 건축물, 어딘지 아련한 느낌과 낭만적인 풍경이 물신풍기는 곳. 그래서인지 다양한 문학작품과 영화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바다로 떠난 여행에서 연인과 함께 추억의 한자락을 남기기 위해 한장의 사진으로 담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바닷가의 상징, 또는 분위기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등대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등대의 역사적의미와 그 역할과 기능에 대해선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그저 단순히 밤바다를 지키는 등불 정도? 나역시 등대에 대해 별관심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앞서 나온 노랫말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정도 밖에는. 이렇게 좁은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등대라는 책은 별다른 관심이 없는 책일 수 밖에 없었다. 이것 말고도 읽을 거리가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우연히 반값도서를 파는 서점에서 주강현이라는 이름 석자와 함께 가볍게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쉽게 구매했다. (아마 저자가 주강현 교수가 아니었다면 구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첫장을 펼쳐 머릿말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동안 등대에 대한 나의 짧은 지식과 소견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등대는 단순히 불을 밝히는 기능적 건축물을 넘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풍경을 한꺼번에 담아내고 있는 상징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자부심, 그리고 고마움을 간진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등대가 우리나라에 생기기 시작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1900년대 초에 건설되기 시작되었다. 당연히 일제의 경제적 이익과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그당시 벌어졌던 다양한 전쟁을 위해 꼭 필요했던 것이 바로 이 등대였다. 당연히 운영하는 사람들은 일본인들이었고 기술적인 내용과 접근은 한국사람들에게 허락되지 않던 전쟁의 부산물. 하지만 일제가 물러가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해양진출의 교두보이자 경제적 이익의 확보를 위해 활용되기 시작한다. 바다를 지나는 다양한 선박들의 안정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해양자원의 정보 및 변화를 수집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로는 우편취급을 하는 등 통신체계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등대는 다양한 선진기술로 인해 지역주민의 문화생활의 욕구를 해결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낭만적인 여행과 아름다운 바다풍경의 조망을 위해 등대가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 가장 높거나 돌출되어 있어 효과적인 선박유도가 필요한 곳에 등대가 조성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절경이었던 것이다. 때로는 거치른 암벽위에 위태롭게, 때로는 높은 봉우리에서 저멀리 너른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등대가 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등대에 올라 낭만적인 풍경과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몰과 일출에는 등대를 배경으로 찍힌 다양한 사진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등대로 옮기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등대원은 생각보다 고난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력이 부족하여 2교대로 근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처음의 아름다운 너른바다는 시작이 지날 수록 고요하고 적막하게 다가온다고 한다. 외롭다는 감정을 느낄수 없는 외로움. 더구나 고립된 섬에 근무하는 등대원의 경우 더 심하다고 한다. 가족과도 짧게는 한달 길게는 두서너달을 떨어져살아야 하는 불편함까지 다양한 어려움에 처한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수출경제의 교두보라는 자부심과 어민들의 안전한 어업 활동을 확보하는 자긍심으로 지금껏 근무하고 있다.

 

또 한번 주강현 교수의 책을 보면서 놀래고 감탄스러웠다. 우선 등대의 정보를 확인하기위해 당시 출간되었던 다양한 신문과 기사를 꼼꼼히 확인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래전 근무하였던 등대원들의 이야기들까지 등대의 종합적인 이해를 돕기위한 정보들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은 물론이거니와 서해, 남해, 동해를 거처 제주도 까지 수많은 등대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오래된 학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예리하게 지적하면서 등대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혹여 바닷가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섬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여행의 풍부함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바람에 이번 겨울 여행은 섬쪽 등대가 있는 곳으로 가려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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