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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64

크눌프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나에게 있어 사춘기는 늦게 찾아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때 일명 방황하는 시기를 겪게 된다면 나의 경우 20대부터 시작하여 30대까지 이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칙적이고 사회적 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과도한 교육과 훈육을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주체적 사고와 삶을 살아가고자 하던 나의 의지는 그때부터 펼쳐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더구나 평범하지 않던 가정사 역시 이러한 삶의 방황을 부추겼던 게 사실이다. 좋은 일이 있다면 힘든 일이 있고, 즐거운 일이 있다면 괴로운 일이 반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모습일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내가 느끼기엔 힘든 일과 괴로운 일들의 반복이었고, 끝없이 이어지는 어두운 터널의 한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우울감에 빠져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러.. 2022. 2. 4.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다양한 나라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다양한 삶의 모습이 하나의 모습으로 수렵되어진다. 문화적 사회적 형태가 다르다 하더라도 그 속의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인다. 어쩌다보니 태어나 그 사회 속의 일원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꿈 또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삶의 형태가 다르다 하더라도 그 모습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에 대한 이해와 관점이 다르다는 것. 그래서 서로 많은 이야기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 2022. 2. 4.
카타리나 불룸의 잃어버린 명예 / 하인리히 뵐 / 김연수 번역 / 민음사 우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전통적 미디어의 상징이며, 정보제공의 한계로 인해 축소되어가고 있는 신문과 방송이 있다. 또한 새로운 미디어 제공의 중심으로 떠오른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사건과 사고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더 나아가 다양한 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뉴스와 만나게 된다. 그럼 과연 우리는 이런 정보와 뉴스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옳은 것이며,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또는 이러한 정보들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오히려 단편적인 정보들을 통해 개인의 욕망과 감정을 뒤섞어 쉽게 재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여기서 개인의 정보분석과 해석의 능력, 그리고 개관적인 판단을.. 2022. 2. 1.
죽은 군대의 장군 /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어렸을 적, TV에서 국군의 날 행사 방송을 본적이 있다. 우람하고 멋있어 보이는 최신의 무기들과 묵직해 보이면서 튼튼한 것이 누구와 싸와도 이길 것만 같았던 전차들. 그리고 말끔하다 못해 군복에도 베일 것 같은 예리한 각을 세우고 내리쬐는 햇빛에 반사되는 견장을 단 병사들의 걸음걸이. 옆 병사들을 보지도 않으면서도 한 발 한 발 맞추며 자신감 넘치게 행진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사뭇 멋이게 보였다. 우리 나라를 지키며 적의 나라를 무찔러 이길 것만 같았던 군대의 풍경이 어린 나의 눈 빛에 반사되어 전쟁의 이면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멋짐으로만 다가왔던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전쟁의 이면이 어떤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알게 되면서 보여지는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2022. 2. 1.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 민음사 누구나 한 번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겪는 우울증이 있다. 그동안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던 미래라는 것에 대한 미지의 두려움과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사회라는 공허해 보이는 공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뚝 떨어졌다는 느낌.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어디이고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기에 순간순간마다 느껴지는 두려움으로 온 몸을 떨어대는 것이다. 그나마 누군가 옆에 있어 조금이라도 기댈 수 있다면, 그 순간의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낸다. 그렇기에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우연히 잘 맞을 것 같은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순간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행이라 느끼게 된다. 그 속에서 우연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날.. 2022. 2. 1.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 열린책들 아주 어렸을 적, 지방 소도시에서 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리 크지 않은 면사무소가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낮은 능선의 산들이 있었고 그 주변으로 푸릇푸릇한 벼들이 흔들리며 자라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친구들과 나는 그 동네를 작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놀 수 있는 거리가 널려있었고 하루하루 쏘다니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지금 대 도시에선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만, 아이들은 하루종일 놀다 해가 뉘역 뉘역 저물기 시작하면 먼지투성이의 옷을 털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놀다보면 당연히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동네의 상황을 잘 아는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아직 경험이 미천하고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2022. 2. 1.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문학동네 매년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찾아 읽으려 노력하는 작가. 20대에는 혼란스러웠던 감정의 소용돌이를 잠재워주었고, 30대에는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40대에 접어들어 다시 집어든 그의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지금 잘 하고 있다는 위로를 전해주는 듯 아름다운 문체와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시금 빠져들게 만든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많은 사람들이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듯 보인다. 그 목적을 위해 오늘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다. 어떤 이는 부를 위해서, 어떤 이는 명예를 위해서, 어떤 이는 사상을 위해서.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또는 그 목적을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그것.. 2022. 2. 1.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열린책들 솔직히 지금까지 헤밍웨이의 책을 읽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은 별로 없었다. 대표적인 소설 중 하나인 “노인과 바다”의 경우도 한 노인과 청새치와의 싸움을 통해 전하려는 이야기가 어렴풋 했을 뿐 더 크게 다가오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이런 책을 쓴 작가가 갑자기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 역시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항상 헤밍웨이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무기여 잘 있거라”를 읽은 후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세계 1차 대전에 참여한 한 미국인이 전쟁의 처참한 포화속에서 인간의 잔인함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또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면서 멍한 눈 빛.. 2022. 2. 1.
별의 계승자 / 제임스 P. 호건 / 아작 한 때 과학소설(SF)을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우주와 어디선가 있을 것만 같던 외계문명. 그 광활함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항상 흥미로웠고, 책을 펼 때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하지만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과학소설의 이야기들이 시큰둥해지기 시작하면서 멀리하게 된 게 사실이다. 물론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계기도 되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만나게 된 소설이 “별의 계승자”였다. 처음 소설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나선 반신반의 했다. 그야 뻔한 소설일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초반을 지나 중반부로 가서부턴 생각이 달라졌다. 나름 과학적 근거와 이론, 그리고 상상력을 잘 버무려 놓아 독자로 하여금 다른 차원의 상상력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든.. 2022. 2. 1.
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제럴드 /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한 남자의 이야기 : 부의 욕망이 가져온 비참한 결과 여기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했지만 한 남자에 해당하는 인물은 실제로 두명으로 생각된다. 한명을 소설의 주인공인 개츠비와 그가 사랑했던 여자와 결혼한 남자. 그 둘의 공통점은 둘 다 부자라는 것이다. 한 명은 아버지대로 부터 물려받은 돈이 많은 남자, 한 남자는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된 남자. 하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르다. 한 남자는 물려받은 것을 누리고 지키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가정을 비롯하여 사회적 위치까지 그것들이 흔들리는 것을 참지 못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정부(정부)까지도. 하지만 다른 한 남자 개츠비는 이제 막 부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매일매일 그 부의 과시를 위해 파티를 열고 사회의 각종 명사들을 초대한다. 술판이 벌어지고 새.. 2022. 2. 1.
장미의 이름 / 움베르토 에코 /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어두웠던 중세 기독교 사상의 그림자. 1327년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윌리엄 수도사와 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아드소의 기억이 재구성되는 이야기이다. 이 살인사건들은 수도원에서 발생하는 비밀스럽고 불미스러운 원인을 뛰어넘어 당시 기독교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천천히 그리고 여실히 드러낸다. 로마 콘스탄틴 대제의 기독교 정교화를 지나서 천년이 흐른 14세기의 기독교는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사회구성의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기독교 신의 대리자로 불리우는 교황과 세속사회의 지배 권력인 왕권의 충돌은 권력의 아귀다툼으로 점철된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힘없는 사회구성원들은 마녀라는 이름으로, 이단이라는 이름으로 갖은 고문과 화형의 제단에 목숨을 잃어간다. 또한 자연은 신의.. 2022. 2. 1.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 이영미 번역 / 은행나무 빠르게 살아가야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걱정이라는 단어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냥 하루하루 동네를 돌아다니고 노는 것이 전부였다. 고작 걱정이라는 단어가 느껴지는 부분이라곤 숙제나 부모님이 내린 심부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시기를 지나 시간이라는 단어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나이라는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소한 나에게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고, 다른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이러한 책임은 사회적 지위와 금전적인 안정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만 그 증거로 나타나게 된다.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인정 역시 표상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위치와 증거를 내어 놓기 위해 우리는 정신없이 살.. 2022.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