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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42

그레구아르와 책방할아버지 / 마르크 로제 / 문학동네 책을 읽는 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중한 일이다. 아마도 평생 책을 읽으려 노력할 것이고, 또 읽을 것이다. 그 활자들 속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이야기들과 재미들을 어찌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들을 먼저 읽을 것이고,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들을 통해 나의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아직도 읽어야 하는 책들을 생각하며 많은 것들을 궁금해 하며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고 놓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눈이 침침해지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같은 안과질환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노안을 생각하면 약간의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기술들도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 2022. 2. 4.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당연한 말이다. 어제가 있어야 오늘이 되고, 오늘을 지나야 내일이 온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그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어제의 경험으로 오늘을 고민하게 되고, 오늘의 고민이 다시 내일의 결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어릴 적 경험했던 기억이 쌓이고 쌓여 오늘을 지배하고, 그 지배를 어떻게 해석하고 넘기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의 경험이 나의 경험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나와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고, 그 일을 통해 내가 지배당한다는 것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때론 잊어버리려하고 때론 망각의 그늘 아래두어 찾지 못하는 듯 행동하기 마련이다. 가면을 쓰고, 화사한 옷을 입고 그 속의.. 2022. 2. 4.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문학동네 “블레이드 러너”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1982년 개봉한 영화로 그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시대는 2019년. 인간의 대용품으로 만든 안드로이드가 반란을 일으키고 지구에 관련 안드로이드를 찾아 ‘폐기’하는 임무를 맡은 한 인간의 이야기이다. SF영화이지만 스타워즈처럼 현란하고 단순한 스토리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을 담은 영화로 개봉 당시에는 흥행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와 인간성, 그리고 우리와 닮았지만 새로운 존재가 도래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아주 묵직한 영화이다. 인간과 같은 이성과 판단력을 가진 안드로이드, 혹은 기계인간. 감정도 가졌으며 자신의 존재와 목적에 대한 고민을 하는 존재. 하지만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만 .. 2022. 2. 4.
크눌프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나에게 있어 사춘기는 늦게 찾아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때 일명 방황하는 시기를 겪게 된다면 나의 경우 20대부터 시작하여 30대까지 이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칙적이고 사회적 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과도한 교육과 훈육을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주체적 사고와 삶을 살아가고자 하던 나의 의지는 그때부터 펼쳐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더구나 평범하지 않던 가정사 역시 이러한 삶의 방황을 부추겼던 게 사실이다. 좋은 일이 있다면 힘든 일이 있고, 즐거운 일이 있다면 괴로운 일이 반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모습일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내가 느끼기엔 힘든 일과 괴로운 일들의 반복이었고, 끝없이 이어지는 어두운 터널의 한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우울감에 빠져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러.. 2022. 2. 4.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다양한 나라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다양한 삶의 모습이 하나의 모습으로 수렵되어진다. 문화적 사회적 형태가 다르다 하더라도 그 속의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인다. 어쩌다보니 태어나 그 사회 속의 일원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꿈 또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삶의 형태가 다르다 하더라도 그 모습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에 대한 이해와 관점이 다르다는 것. 그래서 서로 많은 이야기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 2022. 2. 4.
카타리나 불룸의 잃어버린 명예 / 하인리히 뵐 / 김연수 번역 / 민음사 우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전통적 미디어의 상징이며, 정보제공의 한계로 인해 축소되어가고 있는 신문과 방송이 있다. 또한 새로운 미디어 제공의 중심으로 떠오른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사건과 사고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더 나아가 다양한 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뉴스와 만나게 된다. 그럼 과연 우리는 이런 정보와 뉴스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옳은 것이며,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또는 이러한 정보들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오히려 단편적인 정보들을 통해 개인의 욕망과 감정을 뒤섞어 쉽게 재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여기서 개인의 정보분석과 해석의 능력, 그리고 개관적인 판단을.. 2022. 2. 1.
죽은 군대의 장군 /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어렸을 적, TV에서 국군의 날 행사 방송을 본적이 있다. 우람하고 멋있어 보이는 최신의 무기들과 묵직해 보이면서 튼튼한 것이 누구와 싸와도 이길 것만 같았던 전차들. 그리고 말끔하다 못해 군복에도 베일 것 같은 예리한 각을 세우고 내리쬐는 햇빛에 반사되는 견장을 단 병사들의 걸음걸이. 옆 병사들을 보지도 않으면서도 한 발 한 발 맞추며 자신감 넘치게 행진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사뭇 멋이게 보였다. 우리 나라를 지키며 적의 나라를 무찔러 이길 것만 같았던 군대의 풍경이 어린 나의 눈 빛에 반사되어 전쟁의 이면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멋짐으로만 다가왔던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전쟁의 이면이 어떤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알게 되면서 보여지는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2022. 2. 1.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 민음사 누구나 한 번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겪는 우울증이 있다. 그동안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던 미래라는 것에 대한 미지의 두려움과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사회라는 공허해 보이는 공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뚝 떨어졌다는 느낌.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어디이고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 조차 모르기에 순간순간마다 느껴지는 두려움으로 온 몸을 떨어대는 것이다. 그나마 누군가 옆에 있어 조금이라도 기댈 수 있다면, 그 순간의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낸다. 그렇기에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우연히 잘 맞을 것 같은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순간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행이라 느끼게 된다. 그 속에서 우연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날.. 2022. 2. 1.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 열린책들 아주 어렸을 적, 지방 소도시에서 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리 크지 않은 면사무소가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낮은 능선의 산들이 있었고 그 주변으로 푸릇푸릇한 벼들이 흔들리며 자라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친구들과 나는 그 동네를 작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놀 수 있는 거리가 널려있었고 하루하루 쏘다니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지금 대 도시에선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만, 아이들은 하루종일 놀다 해가 뉘역 뉘역 저물기 시작하면 먼지투성이의 옷을 털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놀다보면 당연히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동네의 상황을 잘 아는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아직 경험이 미천하고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2022. 2. 1.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문학동네 매년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찾아 읽으려 노력하는 작가. 20대에는 혼란스러웠던 감정의 소용돌이를 잠재워주었고, 30대에는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40대에 접어들어 다시 집어든 그의 이야기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지금 잘 하고 있다는 위로를 전해주는 듯 아름다운 문체와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시금 빠져들게 만든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많은 사람들이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듯 보인다. 그 목적을 위해 오늘도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다. 어떤 이는 부를 위해서, 어떤 이는 명예를 위해서, 어떤 이는 사상을 위해서.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또는 그 목적을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그것.. 2022. 2. 1.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열린책들 솔직히 지금까지 헤밍웨이의 책을 읽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은 별로 없었다. 대표적인 소설 중 하나인 “노인과 바다”의 경우도 한 노인과 청새치와의 싸움을 통해 전하려는 이야기가 어렴풋 했을 뿐 더 크게 다가오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이런 책을 쓴 작가가 갑자기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 역시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항상 헤밍웨이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무기여 잘 있거라”를 읽은 후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세계 1차 대전에 참여한 한 미국인이 전쟁의 처참한 포화속에서 인간의 잔인함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또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면서 멍한 눈 빛.. 2022. 2. 1.
위대한 개츠비 / 스콧 피츠제럴드 /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한 남자의 이야기 : 부의 욕망이 가져온 비참한 결과 여기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했지만 한 남자에 해당하는 인물은 실제로 두명으로 생각된다. 한명을 소설의 주인공인 개츠비와 그가 사랑했던 여자와 결혼한 남자. 그 둘의 공통점은 둘 다 부자라는 것이다. 한 명은 아버지대로 부터 물려받은 돈이 많은 남자, 한 남자는 자수성가하여 부자가 된 남자. 하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르다. 한 남자는 물려받은 것을 누리고 지키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가정을 비롯하여 사회적 위치까지 그것들이 흔들리는 것을 참지 못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정부(정부)까지도. 하지만 다른 한 남자 개츠비는 이제 막 부의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매일매일 그 부의 과시를 위해 파티를 열고 사회의 각종 명사들을 초대한다. 술판이 벌어지고 새.. 2022.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