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05 [목수일지] 032. 시간의 소중함과 조급함. 일주일에 두 번. 목요일과 금요일은 공방에서 가구작업을 하는 날이다. 오전에 할 일들이 있어 점심을 지나 공방에 도착하면 오후 1시 또는 2시 쯤 된다. 그때부터 오롯이 목공에만 집중하여 작업을 한다. 모두 작업할 줄 아는 작업임에도 오랜만에 하는 이유도 있고, 가능하면 작업하는 시간을 늘어지게 하지 않기 위해 꼼꼼히 챙겨 작업을 한다. 가능한 오늘 끝내려고 생각하고 계획했던 일의 양을 가늠해보고 작업의 순서와 과정을 머릿 속에서 생각해본다. 경험이야 이미 충분하기 때문에 작업하다보면 훌쩍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두 세 시간은 훌쩍 넘기는 것이다. 대략 4시 반에서 5시 정도에는 끝내려 하다 보니 실제로 작업하는 시간은 세 시간에서 4시간 정도 되는 듯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시간. 그만큼.. 2022. 12. 9. 016. 올레 5코스 olle 5 남원포구~쇠소깍(총 14.7km, 4~5시간) Road 세한지우(歲寒之友)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식물이 지고난 후에도 푸른 잎에 꽃을 피워 벗이 되어준다는 동백꽃에서 기인한 말이다. 올레 5코스에는 동백꽃 군락지를 비롯해 종려나무 숲, 쇠소깍, 쪽빛 바다 등 일 년 내내 푸른빛을 버리지 않는 세한지우가 즐비한 곳이다. 때문에 전체 올레 코스 중 인기가 제일 많은 코스이기도 하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성산 일출봉을 뒤로하고 남원 포구를 시작해 그림 같은 해안을 걷다보면 제주비경의 으뜸으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를 만나게 된다. 큰엉 경승지는 일출 특급 포인트로도 널리 각광 받고 있어 많은 올레꾼들은 먼저 일출을 감상한 다음 올레길을 시작할 정도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풍경들로 가득한 5코스.. 2022. 12. 7. 015. 올레 4코스 olle 4 표선 당케포구~남원포구(총 22.9km, 6~7시간) Road 길다. 길어도 하영(많이) 길고, 엄블랑호게(엄청나게) 길다. 걷고 또 걸어도 길 뿐이더라는 올레꾼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올레 4코스다. 자그마치 22.9km에 이르는 전체 코스는 절반이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고, 나머지 절반은 오름과 평지를 오르내리는 중산간 길로 이루어져 있다. 제주 전통 뗏목인 테우가 놓여있는 표선을 시작으로 기나긴 해안길이 펼쳐진다. 해안을 점령한 현무암 덩어리들은 그림처럼 올레 길을 포장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위험 요소가 되기도 했다. 군화를 준비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볍고 튼튼한 워킹화를 신고서 폴짝폴짝 잘도 걸어 다니고 있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배경이 된 등대를 지나.. 2022. 12. 7. 모파상 단편선 / 기 드 모파상 /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 어떤 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때론 누군가 생각하는 지적사고의 내용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것이 어떤 고도의 생각과 사고의 이론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이야기 하는 또는 사회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글일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객체로 살아가는 한 인간이 모이고 또 모여 구성하는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 등을 이야기 한다 하더라도 그것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를 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활한 우주의 구성요소와 절대로 겪어내지 못할 시간의 흐름을 말할 때, 그것이 진리를 추.. 2022. 12. 4. 014. 올레 3코스 olle 3 온평포구~당케포구(총22.7km, 6~7시간) Road 사람이 보행의 기술을 터득하는 시기는 첫돌 즈음이 아니라 아버지를 통해 어머니에게 건너가는 순간부터 자신만의 영토인 자궁 안에서 이미 다리를 사용해 걷기를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보행이란 몸을 성장 시키는 동시에 뇌를 발전시켜 인간 본연의 존재를 깨닫게 하는 순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온평포구에서 당케포구까지 장장 22.7km를 걸어야하는 올레 3코스는 그런 보행 기술을 터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깊은 자아성찰을 가능하게 만드는 최적의 코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무진장한 거리를 걸으며 지적인 사유를 넓히고, 이를 다시 성찰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올레 3코스이니 말이다. 그래서 일까? 예부터 난산리 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에 .. 2022. 12. 4. 013. 올레 2 코스 olle 2 광치기해변~온평포구(총 18.1km, 5~6시간) Road 걷기의 힘은 치유의 힘을 동시에 수반하고 있는 것일까? 올레 2코스를 걷는 동안 보고, 듣고, 깨닫게 된 거리만큼 몸은 지쳐갔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워지고 머리는 한결 맑아진 느낌이다. 시작부터 머리를 맑게 하는 광치기 해변엔 사람들이 기억하는 제주도 이미지 중 가장 선명한 그림으로 각인되어 있는 성산 일출봉이 자리하고 있다. 잠시 광치기 해안에 앉아 거대한 자연과의 접촉을 시도해 본 후 몇 컷의 셔터소리를 남기고 내수면을 향해 몸을 옮긴다. 잠실 야구장의 100배 크기고 알려진 내수면은 양식장과 호반으로 양분한 방조제를 통해 들어서게 된다. 농로와 호반, 식산봉 등이 조화를 이루는 내수면을 지나 오조리 성터까지는 온화한 해안마을이.. 2022. 12. 4. 012. 올레 1-1 코스 olle 1-1 우도(총 15.9km, 4~5시간) Road 느림의 미학을 온몸으로 체득하며 바람이 되고, 나무가 되고, 산과 들, 바다가 될 수 있는 길 놀음이 바로 우도 올레다. 소 한마리가 납작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우도로 불리는 이곳은 작지만 단단한 구성미를 지닌 특별한 코스다. 조선조 숙종 23년(1679)에 목장이 설치되면서 소수의 사람들이 왕래를 시작한 이 섬은 헌종 9년(1843)에 본격적으로 백성들이 이주해와 유인도의 운명을 걷게 된다. 아무리 불모지라해도 바지런한 농어민들의 손길만 닿으면 땅은 건강해지고, 마을은 융성해지니 참으로 인간의 문명이란 신비롭기 그지없는 일이다. 우도는 현재 5.9㎢ 면적에 2000여 명의 인구가 모여살고 있으며, 섬 전반에 걸쳐 기하학적 무늬의 검은 돌담.. 2022. 11. 29. [목수일지] 031. 개인 작업을 시작하다. 어제 가을의 마지막인 듯한 비가 내렸다. 어김없이 여름은 지나가고 가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 갑자기 날이 쌀쌀해졌다. 불어오는 바람은 찬 기운을 넘어서 추운 기색을 품고 불어온다. 이제 겨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 여러 가지 이유로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았다. 잠시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공부를 하기로 생각했다. 대단한 공부는 아니지만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고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몇 달간 집중하느라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을 하든 일의 방향과 흐름이 눈에 들어와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느껴져야 하는 성격 탓에, 물론 모든 일이 그렇긴 하다. 이리 저리 알아보고 자료를 찾고 정리를하고, 큰 흐름을 가늠하는 데 꽤 .. 2022. 11. 29. 011. 올레 1코스 olle 1 코스 시흥초등학교 ~ 광치기해변(총 15km, 4~5시간) Road 한반도 걷기여행의 답사 1번지 제주도 올레길. 정규 21개 코스, 섬 5개 코스, 총 26개 구간으로 구성된 제주올레 코스의 No1. 모든 길의 모태이며,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길. 이런 수식들은 모두 올레 1코스에 헌정된 말들이다. 물론 이후에 완성된 길 중에서 1코스의 경관을 뛰어넘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구성면에서 더 알찬 모습을 보이는 올레도 많다. 하지만 원형의 길이 가진 상징성과 대한민국 걷기여행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사실 만으로도 다른 코스들이 따라오지 못할 아우라는 충분하다. 매혹적인 오름 무리와 빼어난 해안풍경을 거느린 1코스는 오름과 바다를 잇는‘오름-바당올레’다. 시흥초등학교를 .. 2022. 11. 27. 010. Olle 올레길 Olle 그 참을 수 없는 열망에 대한 26가지 보고서 사실 올레라는 명칭은 바람이 만들어 냈다. 망망대해에 납작 엎드린 섬은 유독 많은 바람을 소유하고 있던 탓에 내륙 곳곳을 휘젓는 해풍은 여간 성가신 문제가 아니었다. 바람을 막아낼 아무런 보호막이 없던 제주 사람들은 지천에 널려있는 돌을 이용해 마을 외곽부터 집 앞 골목에 이르기까지 높낮이 담을 쌓기 시작했는데 올레길은 바로 큰길에서 집 앞 대문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었다. 제주의 드센 바람은 실로 어마어마한 풍량을 자랑했는데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사방으로 불어왔기에 돌담의 입구로 들이치는 바람까지는 막아내지 못했다. 때문에 마을 입구로부터 집 앞까지 주변에 널려있는 많은 현무암을 이용해 돌담을 쌓아온 것이었고 일부러 구부지게 만.. 2022. 11. 27. 009. 버스타고 제주여행 하기 버스여행 마니아를 위한 특별 배려 ▶ 버스타고 제주여행 하기 주머니 사정이 녹녹치 않거나 효율적인 경비를 위한 여행을 하고자 할 때 제주도 버스 여행은 상당한 재미를 안겨준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제주를 여행하는 유일한 방법은 승용차 렌트와 버스가 대부분이었다. 저가 항공의 등장과 올레 길의 폭발적인 관심이 렌트 업계를 세분화 시킨 후로는 버스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여행자들에겐 버스 여행이 매력적인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제주도에는 주요 올레 길과 관광지로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시외버스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버스에서 하차한 후 목적지와의 거리는 평균 10분 안팎으로 부담도 덜해 이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또한 일부를 제외한 운전기사 대부분은 상상히 .. 2022. 11. 27. 008. 스쿠터로 제주일주를 스쿠터 여행자를 위한 친절 가이드 ▶ 스쿠터로 제주일주를 근래에 들어 자전거와 더불어 많은 여행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스쿠터 여행은 해안도로와 내륙도로, 중산간도로에 이르기까지 승용차 못지않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이동수단이다. 가고 싶은 곳 어디라도 찾아갈 수 있는 장점과 대여비용, 연료비까지 저렴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차종은 50cc부터 시작하여 125cc급까지 있으며 요즘은 스타일리쉬 한 다양한 스쿠터를 대여할 수 있으니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작고 간편한 스쿠터라 하여도 제주의 도로사정상 안전운행은 필수다. 왕복 2차선 도로가 대부분이어서 반대편 차량을 항상 조심해야 하며, 안전운행을 위한 보호구인 헬멧과 보호 장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스쿠터 대여 시 주의해야 할 점은.. 2022. 11. 20. 이전 1 ··· 3 4 5 6 7 8 9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