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urniture
  • Wood
  • Tool

분류 전체보기395

남한산성 / 김훈 / 학고재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니 서늘하다고 표현할 뿐 칼바람이 분다. 습기는 땅에 떨어져 발에 밟히고, 피부의 물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 위로 스치는 겨울의 바람은 시리다 못해 칼이 지나간 듯 생채기를 남긴다. 그 위, 그토록 칼바람이 스치는 성루 위에 두 사람이 올라서 저 멀리 진을 치고 있는 후금의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네 개의 눈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다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살기 위해선 우리가 죽어야 하는 것이오. 그래야 근본이 살고 자유로워지는 것이외다. 여기서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는지 모르겠소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생각을 죽여야 다음을 살 수 있다는 것뿐이오. 그것이 근본을 살리는 것이고, 그것이 백성을 살리는 것이외다. 서로 다른 .. 2022. 10. 29.
대한민국 위기와 기회의 시간 / 선대인 / 지와인 요즘 경제 뉴스의 첫 번째 단골로 올라오는 기사 제목으로 ‘인플레이션’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특히 6월에 있었던 미국의 CPI지수가 큰 관심을 끌었다. 작년 대비 9.1%의 상승. 물가가 오르기 시작되어 각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의 FOMC는 그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오던 방향을 수정해 급격히 올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달 8월까지 급격하게 금리를 올려 2.5%까지 도달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국내에 들어와 있던 투자자금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쩔 수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결국.. 2022. 9. 16.
평범한 인생 / 카렐 차페크 /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을 한다. 꽉막힌 도로,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과 버스, 뛰는 것 같은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직장에 도착하면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그러다 점심을 지나 오후가 되면 퇴근 시계를 바라보며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또는 누군가와의 약속으로 어딘가 잠시 들른다. 결국 집에 들어와 한숨을 돌리고 잠이 들면 또다시 그 다음날이 시작된다. 그렇게 평범하고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 한 칸씩 쌓여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결론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한 정치인이 있다. 쌓여있는 수많은 정치적 현상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널려있다. 다른 당의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도 설득하여 하고자 하는 일, 해야 .. 2022. 7. 10.
[목공책 리뷰] 023. Bob Flexner의 목재 마감 / 밥 플렉스너 / 김준형,정연집 옮김 / 모눈종이 처음 목공을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인테리어 알바를 하면서 목공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가구 목공을 시작하면서 꽤 많이 당황했다. 인테리어에선 생각보다 많은 여유, 빈틈이나 오차가 발생하더라도 다음 작업에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가구 목공에선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오차에 대한 여유가 별로 없었고 무리하여 작업하다보면 완성된 가구의 형태나 틀어짐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가구 목공을 할 때 필요한 자세와 작업 방법을 수정하느라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다시 만들거나 클레임으로 인해 민망할 때도 종종 있었다. 습관이 중요했던 것, 그리고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귀찮아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 그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그 다음으로 .. 2022. 7. 9.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안톤 체호프 / 오종우 옮김 / 열린책들 우리는 평범하다고 일컫는 삶을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위해 씻는다. 간단히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출근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났음에도 조금의 조바심을 느끼며 부선을 떤다. 그날의 옷을 챙겨 입고 거리로 나선다. 지하철이다. 붐비는 것을 싫어하기에 항상 2~30분 정도 일찍 나서기 때문에 지하철은 아직 여유가 있다.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인지 벌써 주변의 사위가 밝게 보인다. 약간 부은 눈에 갇힌 눈동자가 피곤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지하철이 도착하기까지 핸드폰을 열어 뉴스를 검색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들을 찾는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직장의 사무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무실이 많은 거리엔 벌써부터 문을 연 커피숍에서 차 한잔을 손에 들.. 2022. 7. 1.
[목공책 리뷰] 022. 나무로 만든 스툴 / 니시카와 타카아키 / 송혜진 옮김 / 한스미디어 모든 가구는 만들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떤 재료로 만들든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의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의자는 다른 가구들과 달리 사람이 직접 앉아야 하기 때문이 더 많은 고려를 해야 한다. 안정성은 물론이거니와 앉았을 때 편안함과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전해야 한다. 때론 의자는 권력 또는 위치를 상징하기도 한다. 화려한 디자인과 옵션들이 그것을 극명하게 드러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보이는 의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더 화려하게 만들수록 사용하는 사람의 위치를 드러내게 만드니 말이다. 그렇기에 한때 가구를 만든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와 원칙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소재와 제작방법, .. 2022. 6. 25.
[목수일지] 030. 목재를 주문하다. 본격적인 습한 더위가 시작되었다. 열대성 고기압이 유입되면서 습도가 올라가고 이와 함께 장마가 같이 시작하면 습도계의 수치가 치솟기 시작한다. 잠시 의탁하는 공방의 습도계를 확인해보니 벌써 60을 넘어가고 있다. 그만큼 습도가 높아졌고 목재의 팽윤도 심해지는 계절이다. 그렇기에 가구를 만들 때에도 이를 반영하여 제작해야 가을 또는 겨울이 되었을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요즘은 현장 인테리어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 갑자기 일이 없어지니 잠깐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현장으로 이동하는 아침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조금은 늦은 아침을 맞이하며 약간의 어색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일 것이다. 어색함과 허전함에 한동안 빠져있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중 그동안 하지 .. 2022. 6. 25.
칼의 노래 / 김 훈 / 문학동네 꽤 오래전이다. 벌써 10년이 넘은 듯하다. 집에 일이 있어 급하게 내려가야 했다. 보통 때라면 책 한 권 정도 들고가 다 읽지 못해도 무료한 시간을 때우곤 했다. 하지만 급하게 움직이다보니 그러지 못했다. 결국 큰 일은 아니었지만 며칠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약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동생의 책장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눈에 들어 온 책이 바로 김훈의 “칼의 노래”였다. 우리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군이지만 의도적으로 강조된 부분도 있기에 별로 읽을 생각은 없었다. 뻔한 역사소설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장을 넘기고 다음 장을 넘기면서 읽는 속도가 빨라졌고 저녁시간 내내 밥도 먹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어냈다. 그리고 한 동안 멍하게 앉아있었다. 무엇을 말하고 싶.. 2022. 6. 21.
[목수일지] 029. 건강 더하기 체력관리 요즘은 현장 인테리어 일을 잠시 쉬고 있다. 쉬기 시작한지 벌써 3주차가 되어가니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갑자기 찾아 온 감기와 체력저하가 이유였다. 그렇게 쉬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 유명한 코로나19에 걸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몸이 힘들어졌다. 한창 목공일을 할 때만 하더라도 이러진 않았다. 나름 체력을 위해 꾸준히 운동을 했고, 수많은 목재와 작업들로 튼튼한 편이었다. 감기 같은 경우 쉽게 넘겼었다. 무거운 것들도 균형을 잘 잡고 너끈히 들고 다녔었다. 그랬던 경험들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작년 8월부터 시작한 현장 작업들이 힘들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결국 간단한(?) 감기, 그것도 코로나도 아닌 감기로 이렇게.. 2022. 6. 18.
[목수일지] 028. 현장에서 어려운 점들... 2 창밖에선 소낙비로 요란하다. 한동안 제대로 내리는 비를 보지 못해서인지 반가운 마음이 든다. 후끈하게 몰려오던 한 낮의 더위가 땅 아래로 낮아지며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그런 오후의 소낙비. 오랜만에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나섰다. 별다른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어리둥절했다. 그동안 코로나라는 병으로 한낮의 여유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야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듯 카페에 모여 지인들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환한 웃음과 즐거운 담소들이 카페를 울려 시끄럽다는 생각도 들지었지만, 오랜만의 이런 분위기를 함께 느끼는 것도, 한 낮의 여유를 느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목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것 중 하나는 멋지고 분위기 있고 뭔가.. 2022. 6. 13.
[목수일지] 027. 현장에서 어려운 점들... 1 벌써 6월이 시작되었다. 2022년이 시작될 때도 정신 없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정신이 없다. 다만 항상 그렇듯 언제나 시간은 그토록 빠르게 지나 올 해의 절반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그토록 괴롭히던 추위는 어느 샌가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방울이 송골거리며 맺히는 계절이 되었다. 때론 조금 격하게 움직이고 나면 온 몸에 땀범벅이 되는 그런 계절이다. 점점 더 힘에 부치는 계절이 어느 순간 눈 앞으로 다가와 있다. 가구를 만들거나 또는 인테리어 현장작업을 하더라도 공통적인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음이다. 가구의 경우 무엇을 작업하든 목재를 자르고 가공해야 한다. 그리고 면을 잡기위해 다양한 목공기계와 공구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전동공구를 이용하여 조립과.. 2022. 6. 2.
[목수일지] 026. 내가 탬플릿을 만드는 이유... 요즘 들어 꽤 많은(?) 지그(JIG)들을 만들었다. 본격적인 가구쟁이 사업을 시작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지금 당장 디자인 가구를 만들 시간과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무언가는 보이게 된다는 것을 깨달을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이들은 명확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해야 가능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그것이 인생이든 일이든 하나의 획일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편협함을 싫어하는 나로선 다양함을 존중할 뿐이다. 나를 포함해서. 아무튼 지그들을 만들다보니 함께 만들게 되는 것이 탬플릿이다. 탬플릿은 가.. 2022.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