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Furniture
  • Wood
  • Tool

분류 전체보기394

026. 올레 13코스 olle 13 용수포구~저지마을(총 16.4km, 5~6시간) Road 필자는 다시 걷고 싶은 올레를 꼽으라면 단연코 용수포구와 저지마을을 잇는 올레 13코스를 꼽을 것이다.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새겨진 절부암부터 철새들의 조용한 쉼터 용수저수지도 그렇고, 보고 또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농로의 돌담들, 걷고 또 걸어도 그 매혹적인 풍경에서 헤어날 수 없는 곶자왈, 그리고 신비로운 돌담길을 걷게 되는 잣길 등은 어느새 필자의 가슴 안으로 들어와 잊을 수 없는 마음 길이 되어버린 터였다. 앞서 걸었던 길 만으로도 기억하기 벅찬 것이 사실인데 마지막 절정으로 이끄는 길은 또 하나 있었으니 저지오름 숲길이 그것이다. 오르기 전 까지 그저 평범해 보일뿐인 이 오름은 그러나 자연적, 풍경적 요소들을 가득 채우고 있다.. 2023. 1. 23.
025. 올레 12 코스 olle 12 무릉2리 생태학교~용수포구(총 17.5km, 5~6시간) Road 수려한 경관으로 서귀포 해안을 이어오다가 뭍으로 올라 산간지대로 접어드는 올레 12코스는 바다와 내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기에 구간이 지닌 구성미는 남다른 점이 많다. 해안으로부터 파고드는 들녘과 오름은 고즈넉하거나 힘이 넘치고, 반대로 들판에서 바라보는 해안은 넘실거리는 파도와 아기자기한 어촌 풍경을 담고 있어 두 가지의 풍경들은 많은 곁가지를 양산하며 장군 멍군 하고 있다. 무릉2리를 떠나 신도연못, 농남봉을 거쳐 도착하게 되는 신도바당올레는 도구리라는 독특한 명칭의 자연 그릇들이 넓게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축들의 먹이를 담는 그릇이라는 뜻에서 그리 붙여진 도구리는 파도가 몰아다준 바닷물을 한입 가득 담고.. 2023. 1. 23.
024. 올레 11코스 olle 11 모슬포~무릉2리 생태학교(총18km, 5~6시간) Road 올레 11코스는 전체 올레 코스 중 의미와 성격이 조금은 낯설거나 동떨어진, 그러면서도 신성한 느낌마저 드는 올레 길이다. 제주 서부에 태어나 일생을 살아온 제주도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동시에 귀하게 여기는 이 구간엔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일까? 출발지를 뒤로하고 산이물, 대정여고를 지나 모슬봉 정상에 오르면 이 지역 최대 추모공간인 공동 무덤지대가 나타난다.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살풀이 하듯 흔들거리는 억새 사이로 제주 고유의 돌담이 둘러진 모습들이다. 조선시대 때는 국상(國喪)시 주민들의 애곡을 위한 '망곡단(望哭壇)'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이곳을 후대 사람들이 계속해서 추모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겠지.. 2023. 1. 17.
023. 올레 10-1코스 olle 10-1 가파도(총 5km, 1~2시간) Road 가파도 올레는 4,5월 봄에 가야한다. 돌담 가득 청보리로 가득한 들녘을 만나고 싶다면 늦은 여름과 가을, 겨울날엔 꾹 참고 다른 올레를 탐해야 한다. 부모에게 절을 하듯 제주도를 향해 납작 엎드린 섬 가파도는 보리를 위한 땅이며, 보리에 의한 섬이기 때문이다. 가파도엔 오름이 없다. 대한민국 모든 섬을 통틀어 사람이 사는 유인도 중에 제일 낮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높은 지대에 올라서서 내 키를 합해 높이는 고작 23미터를 넘지 못한다. 그런 가파도 벌판에 청보리가 넘실대는 풍경은 실로 엄청난 장관이다. 상상해 보라. 미칠 것 같지 않은가? 그 찬란한 풍경을 마주하고 있자니, 가슴이 터지도록 소리쳐보고 싶지 않은가? 하지만 참아야 한다. .. 2023. 1. 17.
[목수일지] 034. 목공과 귀차니즘... 세상사는 일에 귀찮지 않은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삶에 있어 열정적이고 무언가 흥미를 찾으며, 관심있는 일 또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심히 집중하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귀찮음은 존재한다. 그것이 자신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금전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목수 또는 목공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고 잘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날의 상태, 심리, 시간의 촉박함 등 다양한 이유로 귀찮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특히 목공의 경우 가구를 제작하는 과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하는 것들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을 생각해야 할 때면 그런 귀찮음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다가 올 때가 많다. 얼마 전부터 책상을 제작하고 있다. 하부의 프레임을 위하 제재목을 가공하고, 집성하.. 2022. 12. 24.
022. 올레 10코스 olle 10 화순선주협회~모슬포(총 14.8km, 4~5시간) Road 올레 열 번째 코스. 바스락 거리는 억새와 노랗게 물든 유채가 주인인양 허세를 부리고, 규칙도 없이, 목적도 없이 함부로 휘몰아치는 바람이 줏대잡이인 화순 ~ 모슬포 올레다. 이 열 번째 올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필자로서는 솔직히 자신 없다. 그저 광활하다 할 밖에, 너무도 거대해 숨이 막힐 뿐이라 말할 밖에는 더 이상 부연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올레 10코스는 그런 길이다. 육중한 산방산을 중심에 꽂아 놓고 그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결코 초라함을 찾아볼 수 없는 길. 너무나 많은 올레꾼들이 동경하고, 가장 많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 제왕의 길이다. 올레 10코스를 걷고자 할 때는 부디 한 곳에만 마음 주는 일이.. 2022. 12. 24.
021. 올레 9코스 olle 9 대평포구~화순해수욕장(총 9.1km, 3~4시간) Road 결코 잊지 말아야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올레길이 있다. 때는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고려시대. 고려의 땅 끝 제주도까지 손길을 뻗친 원나라는 박수기정의 너른 초원을 이용해 말을 길러낸 뒤 본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지금의 몰질을 만들게 된다. 박수기정과 대평포구를 잇는 노역으로 힘없는 제주 백성들은 병들고, 굶주린 채 쓰러져 갔지만 그들을 구원해줄 왕도, 장수도 제주에는 없었다. 그렇게 힘없는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완성된 몰질은 원이 물러가고 점차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런데 수백 년이 흐른 어느 날 너무 오래되어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원시림을 개척해 몰질은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된다. 바로 지금의 올레 9코스에 새겨진 몰질과 박.. 2022. 12. 24.
[목공책 리뷰] 024. 짜맞춤의 정석 / 마크 스파뉴올로 / 안형재 번역 / 모눈종이 목공작업 중 짜맞춤이라는 이름이 있다. 짜맞춤이란 명칭에서 느껴지듯 무언가 대단한 방법으로 가구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쉽다. 가구에 필요한 목재를 가공하고 난 뒤, 원하는 형태로 만들고 고정시키기 위해 대단한 방법으로 만드는 과정을 짜맞춤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초기 목공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수공구인 끌과 톱 등을 활용하여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결구법을 적용하는 것만이 짜맞춤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많은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목공이라는 작업 또는 직업의 가치와 의미부여는 당연한 것이지만 하나의 과정만을 부각시켜 무언가 대단한 것마냥 만드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 2022. 12. 20.
020. 올레 8코스 olle 8 월평포구~대평포구(총 17.6km, 4~5시간) Road 월평포구에서 시작해 대평포구에서 끝나는 바당 올레의 종결지 올레 8코스. 신비로운 용암기둥 주상절리와 쉼 없이 한들거리는 억새의 땅 열리해안을 소유하고 있다. 해녀들만 다니던 거친 바윗길을 해병대의 도움으로 일반에게 공개한 갯깍주상절리 역시 존모살해변과 묶어 환상적인 절경을 안겨준다. 해병대 길이 끝나는 지점엔 가족 휴양지로 유명한 논짓물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엔 사용할 수 없어서 그냥 놓아버린다는 의미로 논짓물이라 불리던 것을 현재에 와서는 민물수영장으로 탈바꿈해 가족여행객들의 즐거운 휴식처가 되고 있었다. 잠시 논짓물에 발을 담가 열을 식힌 다음 물기를 닦지 않고 햇볕에 말리니 금세 보송보송해진다.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올레 길에 .. 2022. 12. 20.
019. 올레 7-1코스 olle 7-1 월드컵경기장~외돌개(총15.6km, 4~5시간) Road 올레 7-1은 제주 내륙으로 침투해 중산간을 돌며 장쾌한 풍경과 굵직한 속살을 만나게 되는 스케일이 큰 코스다. 제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논마지기와 벼가 익어가는 풍경을 볼 수 있으며, 마치 육지의 시골길을 걷듯 농로를 지나거나 허수아비, 돌담길, 오름 등 전원풍경을 만끽하게 된다. 2002년의 감동이 생생한 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엉또폭포, 고근산, 호근마을, 하논분화구를 거쳐 외돌개에 이르는 전체코스는 해안답사가 주를 이루는 다른 올레 길과 비교해 신선한 감동이 묻어있다. 특히 고근산 정상에서 만나는 일대의 풍경은 7-1코스의 절정을 이루는 포인트가 되고 있는데, 위로는 한라산 정상을 아래로는 서귀포 전역의 풍광을 한 프레임에.. 2022. 12. 20.
[목수일지] 033. 좋은 공구와 좋은 결과물. 책상을 만들고 있다. 지난번에 제작한 암체어와 어울리게 제작중이라 높이와 서랍 크기를 맞춰야 한다. 프레임을 너무 크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줄였고 다리 역시 두껍지 않게 제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제작해야 하는 것이 책상 위에 올릴 상판이다. 제재목을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로 가공하고 각각의 면을 집성해야 완성한다. 말로는 쉽지만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목재가 틀어져 있었고 휘어져 있었기에 하나하나 잡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무튼 그럼에도 꽤 만족스러운 상판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프레임과 어울리도록 다시 가공해야 한다. 모서리를 의도했던 라운드 값으로 가공해야 한다. 모서리를 너무 날카롭지 않게 트리머로 가공해야 한다. 그렇게 끝낸 상판위를 이제는 샌딩을 .. 2022. 12. 15.
018. 올레 7코스 olle 7 외돌개~월평포구(총 15.1km, 4~5시간) Road 올레 7코스는 외돌개를 출발해 돔베낭길, 법환포구, 서건도 바다산책길, 그리고 일강정 바당올레를 지나 월평에서 끝을 맺는 매우 아름다운 코스다. 해안길을 따라 수많은 억새와 들꽃들이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며 우쭐우쭐 춤추는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올레 7코스엔 사람의 이름을 딴 길이 하나 있다. 올레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길로 꼽히기도 했던 수봉로가 그곳인데, 염소들만 다니던 좁은 길을 올레지기 김수봉씨가 손수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 계단과 길을 만들어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 후 2년 뒤엔 너무 험난해 갈 수 없었던 ‘두머니물~서건도’해안을 제주올레에서 기계가 아닌 손으로 일일이 작업한 끝에 개척한 길도 있는데 ‘.. 2022.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