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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23

024. 올레 11코스 olle 11 모슬포~무릉2리 생태학교(총18km, 5~6시간) Road 올레 11코스는 전체 올레 코스 중 의미와 성격이 조금은 낯설거나 동떨어진, 그러면서도 신성한 느낌마저 드는 올레 길이다. 제주 서부에 태어나 일생을 살아온 제주도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동시에 귀하게 여기는 이 구간엔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일까? 출발지를 뒤로하고 산이물, 대정여고를 지나 모슬봉 정상에 오르면 이 지역 최대 추모공간인 공동 무덤지대가 나타난다. 수많은 영혼들을 위해 살풀이 하듯 흔들거리는 억새 사이로 제주 고유의 돌담이 둘러진 모습들이다. 조선시대 때는 국상(國喪)시 주민들의 애곡을 위한 '망곡단(望哭壇)'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이곳을 후대 사람들이 계속해서 추모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겠지.. 2023. 1. 17.
023. 올레 10-1코스 olle 10-1 가파도(총 5km, 1~2시간) Road 가파도 올레는 4,5월 봄에 가야한다. 돌담 가득 청보리로 가득한 들녘을 만나고 싶다면 늦은 여름과 가을, 겨울날엔 꾹 참고 다른 올레를 탐해야 한다. 부모에게 절을 하듯 제주도를 향해 납작 엎드린 섬 가파도는 보리를 위한 땅이며, 보리에 의한 섬이기 때문이다. 가파도엔 오름이 없다. 대한민국 모든 섬을 통틀어 사람이 사는 유인도 중에 제일 낮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높은 지대에 올라서서 내 키를 합해 높이는 고작 23미터를 넘지 못한다. 그런 가파도 벌판에 청보리가 넘실대는 풍경은 실로 엄청난 장관이다. 상상해 보라. 미칠 것 같지 않은가? 그 찬란한 풍경을 마주하고 있자니, 가슴이 터지도록 소리쳐보고 싶지 않은가? 하지만 참아야 한다. .. 2023. 1. 17.
022. 올레 10코스 olle 10 화순선주협회~모슬포(총 14.8km, 4~5시간) Road 올레 열 번째 코스. 바스락 거리는 억새와 노랗게 물든 유채가 주인인양 허세를 부리고, 규칙도 없이, 목적도 없이 함부로 휘몰아치는 바람이 줏대잡이인 화순 ~ 모슬포 올레다. 이 열 번째 올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필자로서는 솔직히 자신 없다. 그저 광활하다 할 밖에, 너무도 거대해 숨이 막힐 뿐이라 말할 밖에는 더 이상 부연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올레 10코스는 그런 길이다. 육중한 산방산을 중심에 꽂아 놓고 그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결코 초라함을 찾아볼 수 없는 길. 너무나 많은 올레꾼들이 동경하고, 가장 많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 제왕의 길이다. 올레 10코스를 걷고자 할 때는 부디 한 곳에만 마음 주는 일이.. 2022. 12. 24.
021. 올레 9코스 olle 9 대평포구~화순해수욕장(총 9.1km, 3~4시간) Road 결코 잊지 말아야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올레길이 있다. 때는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고려시대. 고려의 땅 끝 제주도까지 손길을 뻗친 원나라는 박수기정의 너른 초원을 이용해 말을 길러낸 뒤 본국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지금의 몰질을 만들게 된다. 박수기정과 대평포구를 잇는 노역으로 힘없는 제주 백성들은 병들고, 굶주린 채 쓰러져 갔지만 그들을 구원해줄 왕도, 장수도 제주에는 없었다. 그렇게 힘없는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완성된 몰질은 원이 물러가고 점차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런데 수백 년이 흐른 어느 날 너무 오래되어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원시림을 개척해 몰질은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된다. 바로 지금의 올레 9코스에 새겨진 몰질과 박.. 2022. 12. 24.
020. 올레 8코스 olle 8 월평포구~대평포구(총 17.6km, 4~5시간) Road 월평포구에서 시작해 대평포구에서 끝나는 바당 올레의 종결지 올레 8코스. 신비로운 용암기둥 주상절리와 쉼 없이 한들거리는 억새의 땅 열리해안을 소유하고 있다. 해녀들만 다니던 거친 바윗길을 해병대의 도움으로 일반에게 공개한 갯깍주상절리 역시 존모살해변과 묶어 환상적인 절경을 안겨준다. 해병대 길이 끝나는 지점엔 가족 휴양지로 유명한 논짓물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엔 사용할 수 없어서 그냥 놓아버린다는 의미로 논짓물이라 불리던 것을 현재에 와서는 민물수영장으로 탈바꿈해 가족여행객들의 즐거운 휴식처가 되고 있었다. 잠시 논짓물에 발을 담가 열을 식힌 다음 물기를 닦지 않고 햇볕에 말리니 금세 보송보송해진다.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올레 길에 .. 2022. 12. 20.
019. 올레 7-1코스 olle 7-1 월드컵경기장~외돌개(총15.6km, 4~5시간) Road 올레 7-1은 제주 내륙으로 침투해 중산간을 돌며 장쾌한 풍경과 굵직한 속살을 만나게 되는 스케일이 큰 코스다. 제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논마지기와 벼가 익어가는 풍경을 볼 수 있으며, 마치 육지의 시골길을 걷듯 농로를 지나거나 허수아비, 돌담길, 오름 등 전원풍경을 만끽하게 된다. 2002년의 감동이 생생한 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엉또폭포, 고근산, 호근마을, 하논분화구를 거쳐 외돌개에 이르는 전체코스는 해안답사가 주를 이루는 다른 올레 길과 비교해 신선한 감동이 묻어있다. 특히 고근산 정상에서 만나는 일대의 풍경은 7-1코스의 절정을 이루는 포인트가 되고 있는데, 위로는 한라산 정상을 아래로는 서귀포 전역의 풍광을 한 프레임에.. 2022. 12. 20.
018. 올레 7코스 olle 7 외돌개~월평포구(총 15.1km, 4~5시간) Road 올레 7코스는 외돌개를 출발해 돔베낭길, 법환포구, 서건도 바다산책길, 그리고 일강정 바당올레를 지나 월평에서 끝을 맺는 매우 아름다운 코스다. 해안길을 따라 수많은 억새와 들꽃들이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며 우쭐우쭐 춤추는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올레 7코스엔 사람의 이름을 딴 길이 하나 있다. 올레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길로 꼽히기도 했던 수봉로가 그곳인데, 염소들만 다니던 좁은 길을 올레지기 김수봉씨가 손수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 계단과 길을 만들어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 후 2년 뒤엔 너무 험난해 갈 수 없었던 ‘두머니물~서건도’해안을 제주올레에서 기계가 아닌 손으로 일일이 작업한 끝에 개척한 길도 있는데 ‘.. 2022. 12. 11.
017. 올레 6코스 olle 6 쇠소깍~외돌개(총 14km, 4~5시간) Road 올레 6코스는 쇠소깍을 출발해 서귀포 시내를 관통한 뒤 제지기 오름, 이중섭 거리, 천지연폭포를 지나 외돌개로 이어지는 해안, 도심, 오름이 적절하게 믹스된 코스다. 해안 풍경의 소소함이 묻어난 소금막과 섬 속 도시민의 삶을 정겹게 바라볼 수 있는 서귀포 시내, 그리고 무태장어를 비롯한 천연기념물 다섯 종이 서식하고 있는 천지연폭포 일대는 풍경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제주 문화와 생태환경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코스 초입에서 만나는 제지기 오름은 한 장의 엽서를 마주하듯 한라산 전경을 그려놓고 있다. 그린 듯 서서 남벽분기점 일대를 조망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보목항구로 발길을 옮긴다. 시야가 탁 트여 보기에도 깔끔한 인상을 풍기는 보목포.. 2022. 12. 11.
012. 올레 1-1 코스 olle 1-1 우도(총 15.9km, 4~5시간) Road 느림의 미학을 온몸으로 체득하며 바람이 되고, 나무가 되고, 산과 들, 바다가 될 수 있는 길 놀음이 바로 우도 올레다. 소 한마리가 납작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우도로 불리는 이곳은 작지만 단단한 구성미를 지닌 특별한 코스다. 조선조 숙종 23년(1679)에 목장이 설치되면서 소수의 사람들이 왕래를 시작한 이 섬은 헌종 9년(1843)에 본격적으로 백성들이 이주해와 유인도의 운명을 걷게 된다. 아무리 불모지라해도 바지런한 농어민들의 손길만 닿으면 땅은 건강해지고, 마을은 융성해지니 참으로 인간의 문명이란 신비롭기 그지없는 일이다. 우도는 현재 5.9㎢ 면적에 2000여 명의 인구가 모여살고 있으며, 섬 전반에 걸쳐 기하학적 무늬의 검은 돌담.. 2022. 11. 29.
011. 올레 1코스 olle 1 코스 시흥초등학교 ~ 광치기해변(총 15km, 4~5시간) Road 한반도 걷기여행의 답사 1번지 제주도 올레길. 정규 21개 코스, 섬 5개 코스, 총 26개 구간으로 구성된 제주올레 코스의 No1. 모든 길의 모태이며,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길. 이런 수식들은 모두 올레 1코스에 헌정된 말들이다. 물론 이후에 완성된 길 중에서 1코스의 경관을 뛰어넘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구성면에서 더 알찬 모습을 보이는 올레도 많다. 하지만 원형의 길이 가진 상징성과 대한민국 걷기여행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사실 만으로도 다른 코스들이 따라오지 못할 아우라는 충분하다. 매혹적인 오름 무리와 빼어난 해안풍경을 거느린 1코스는 오름과 바다를 잇는‘오름-바당올레’다. 시흥초등학교를 .. 2022. 11. 27.
010. Olle 올레길 Olle 그 참을 수 없는 열망에 대한 26가지 보고서 사실 올레라는 명칭은 바람이 만들어 냈다. 망망대해에 납작 엎드린 섬은 유독 많은 바람을 소유하고 있던 탓에 내륙 곳곳을 휘젓는 해풍은 여간 성가신 문제가 아니었다. 바람을 막아낼 아무런 보호막이 없던 제주 사람들은 지천에 널려있는 돌을 이용해 마을 외곽부터 집 앞 골목에 이르기까지 높낮이 담을 쌓기 시작했는데 올레길은 바로 큰길에서 집 앞 대문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었다. 제주의 드센 바람은 실로 어마어마한 풍량을 자랑했는데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사방으로 불어왔기에 돌담의 입구로 들이치는 바람까지는 막아내지 못했다. 때문에 마을 입구로부터 집 앞까지 주변에 널려있는 많은 현무암을 이용해 돌담을 쌓아온 것이었고 일부러 구부지게 만.. 2022.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