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case164 아버지와 아들 / 이반 투르게네프 / 문학동네 때는 19세기 러시아 1850년대. 한창 러시아는 혁명이라는 시간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러시아의 두 인텔리겐치아 청년의 이야기. 한명은 니힐리즘에 빠져 모든 권위와 권력, 그리고 기존의 규칙을 무시하고, 이러한 친구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무던히 노력하는 또다른 청년의 이야기다. 변화해가는 유럽의 문화와 새로운 학문의 분위기를 배운 두 청년은 오래된 농노제도와 불합리한 기존 방식이 옳지 않다고 느끼지만 정작 부모와의 만남을 통해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자라왔던 집안의 분위기와 그 바탕이 되었던 사회제도의 견고함까지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더구나 우연히 조우하게 된 한 여성으로부터 지금까지 부정하던 낭만주의(?)적 분위기와 욕망을 스스로의 내부에서 느끼고는 괴로움에 휩싸이게 된.. 2022. 2. 4. 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 / 열린책들 간단하게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소설. 하지만 읽어가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어느 영화에서 받았던 느낌. 이러한 느낌과 생각들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또는 어느 소설에서 느꼈던 느낌. 건조하고 비꼬는 듯한 느낌. 추리소설이지만 추리를 하는 과정이 디테일하게 전개되기보다 어느 순간 주인공의 입을 통해 정리된다. 사회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 역시 부정적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믿지 않는 주인공은 자신이 마음을 주기 전에는 절대 가까이 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침울하고 냉소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돈은 물론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 행동하는 주인공.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매드맥스가 생각났다. 냉.. 2022. 2. 4. 조지 오웰 산문선 / 조지 오웰 / 열린책들 한 때 지구의 1/3을 차지하였다고 하는 영국. 강력한 해군력과 무역, 그리고 식민지배로 세계를 호령했던 나라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당연히 자랑스러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의 국민으로 1등 국민이라는 자신감과 우월감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대영제국의 밝은 곳을 넘어 어두운 곳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예민한 감각과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에서 경찰로 복무하면서 어두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함을 뜻한다. 자기 스스로를 객관화하려(그것이 가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속해있는 나라의 명암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 2022. 2. 4.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 문학동네 우리는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지 않는다. 부모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 사랑을 하여 태어나지만, 나라는 존재가 생성되는 것은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다. 어떤 이들은 태어난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도 한다. 때론 어디도 보이지 않는 신에게 의미를 돌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나의 존재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과도한 의미부여 일 뿐이다. 오히려 태어난 이후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생을 발견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쩔 수없이 자신 앞에 놓여진 삶은 쉽게 바꾸기 어렵다. 사회, 종교, 도덕, 민족, 인권 등 나도 모르는 사이 덧씌워지는 것들이 있다. 그 씌워진 것들로 인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좁아지고 좁아져 무언가 할 수 있는.. 2022. 2. 4. 향수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인간의 채취는 다양하다. 일을 많이 했을 때에는 강한 땀의 냄새가 난다. 술을 마시면 독특한 술의 냄새가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피부로 드러나게 된다. 씻지 않거나 자신의 관리가 되지 않는 사람의 경우 더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몸 자체에서 나는 냄새들도 있다. 호르몬이라는 이름으로 남성의 냄새나 여성의 냄새,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의 냄새와 기분이 좋을 때 발산하는 신체적 냄새들이 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인간의 냄새들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이러한 냄새를 감추려 노력한다. 몸을 씻어 땀 냄새를 없애고, 더러운 냄새를 없애려 한다. 스스로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상대방에게 느껴지는 그 냄새를 없애고 좋은 냄새를 통해 좋은 인상을 남기려 하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때론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 2022. 2. 4. 부서진 사월 / 이스마일 카다레 / 문학동네 관습 또는 전통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나라에도 있으며 어느 민족에게도 있어 그들이 살아 온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드러내곤 한다. 그것은 삶의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모양 또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 지역의 독특한 기후와 계절적 특성을 드러내는 가옥들 또는 건축물들이 그렇다. 때론 사람들의 계급적 차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양반, 쌍놈, 백정 등 직업적 특성과 문화의 특질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 온 삶의 역사적 배경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러한 전통과 관습을 소중히 여겨야하며 꼭 지켜야 하는 듯 주장하기도 한다. 때론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는 듯 절실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를 모른다. 이러한 전통 또는 관습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2~300년을 넘지 못한다는.. 2022. 2. 4. 그레구아르와 책방할아버지 / 마르크 로제 / 문학동네 책을 읽는 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중한 일이다. 아마도 평생 책을 읽으려 노력할 것이고, 또 읽을 것이다. 그 활자들 속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이야기들과 재미들을 어찌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들을 먼저 읽을 것이고,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들을 통해 나의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아직도 읽어야 하는 책들을 생각하며 많은 것들을 궁금해 하며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고 놓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눈이 침침해지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같은 안과질환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노안을 생각하면 약간의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기술들도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 2022. 2. 4.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당연한 말이다. 어제가 있어야 오늘이 되고, 오늘을 지나야 내일이 온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그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어제의 경험으로 오늘을 고민하게 되고, 오늘의 고민이 다시 내일의 결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어릴 적 경험했던 기억이 쌓이고 쌓여 오늘을 지배하고, 그 지배를 어떻게 해석하고 넘기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의 경험이 나의 경험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나와 상관없이 일어난 일이고, 그 일을 통해 내가 지배당한다는 것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때론 잊어버리려하고 때론 망각의 그늘 아래두어 찾지 못하는 듯 행동하기 마련이다. 가면을 쓰고, 화사한 옷을 입고 그 속의.. 2022. 2. 4.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문학동네 “블레이드 러너”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1982년 개봉한 영화로 그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시대는 2019년. 인간의 대용품으로 만든 안드로이드가 반란을 일으키고 지구에 관련 안드로이드를 찾아 ‘폐기’하는 임무를 맡은 한 인간의 이야기이다. SF영화이지만 스타워즈처럼 현란하고 단순한 스토리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을 담은 영화로 개봉 당시에는 흥행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와 인간성, 그리고 우리와 닮았지만 새로운 존재가 도래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아주 묵직한 영화이다. 인간과 같은 이성과 판단력을 가진 안드로이드, 혹은 기계인간. 감정도 가졌으며 자신의 존재와 목적에 대한 고민을 하는 존재. 하지만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만 .. 2022. 2. 4. 크눌프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나에게 있어 사춘기는 늦게 찾아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때 일명 방황하는 시기를 겪게 된다면 나의 경우 20대부터 시작하여 30대까지 이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칙적이고 사회적 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과도한 교육과 훈육을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주체적 사고와 삶을 살아가고자 하던 나의 의지는 그때부터 펼쳐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더구나 평범하지 않던 가정사 역시 이러한 삶의 방황을 부추겼던 게 사실이다. 좋은 일이 있다면 힘든 일이 있고, 즐거운 일이 있다면 괴로운 일이 반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모습일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내가 느끼기엔 힘든 일과 괴로운 일들의 반복이었고, 끝없이 이어지는 어두운 터널의 한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우울감에 빠져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러.. 2022. 2. 4.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헤르만 헤세 / 민음사 우리의 삶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다양한 나라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다양한 삶의 모습이 하나의 모습으로 수렵되어진다. 문화적 사회적 형태가 다르다 하더라도 그 속의 풍경은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인다. 어쩌다보니 태어나 그 사회 속의 일원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꿈 또는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삶의 형태가 다르다 하더라도 그 모습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에 대한 이해와 관점이 다르다는 것. 그래서 서로 많은 이야기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 2022. 2. 4. 카타리나 불룸의 잃어버린 명예 / 하인리히 뵐 / 김연수 번역 / 민음사 우리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전통적 미디어의 상징이며, 정보제공의 한계로 인해 축소되어가고 있는 신문과 방송이 있다. 또한 새로운 미디어 제공의 중심으로 떠오른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사건과 사고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더 나아가 다양한 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뉴스와 만나게 된다. 그럼 과연 우리는 이런 정보와 뉴스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옳은 것이며,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또는 이러한 정보들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오히려 단편적인 정보들을 통해 개인의 욕망과 감정을 뒤섞어 쉽게 재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여기서 개인의 정보분석과 해석의 능력, 그리고 개관적인 판단을.. 2022. 2. 1. 이전 1 2 3 4 5 6 7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