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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읽고 나서 꽤 오랫동안 생각해야 했다.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부터 이 책에 대해 무어라 말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까지. 몇 번을 쓰고 지웠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나 당연하지 않게 또는 특별하게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그런 것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외면하고 있고 바라보지 않고 있는 그런 것들을, 그렇기에 더 특별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면서.. 하지만 한 페이지를 넘겨쓰다 결국 포기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더 특별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어떤 설명도, 이해를 위한 설명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만큼 단순하고 간명하다.. 2025. 4. 12.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 /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일상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얼굴을 씻고 머리를 감는다. 간단히 아침을 챙기거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어떤 이는 출근을 하고 아이들은 등교를 한다. 물론 어떤 이는 다른 하루 일과를 하루 종일 보낸다. 누군가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어 급하게 다른 부서와 논의를 하고 일정을 정리하고 기획 단계의 일을 점검한다. 학교에선 친구들과 즐겁게 떠들기도 하지만 무언가 머리에 남기기 위해 배워야 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물론 한 낮의 시간을 보내면 다시 학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누군가는 퇴근을 하고 누군가는 누구를 만나 저녁을 먹거나 간단한 음주를 하기도 한다. 그 수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떠한 일들, 즉 기억해야.. 2025. 3. 8.
사막 / 르 클레지오 / 홍상희 옮김 / 문학동네 여름 한 철 높게 솟은 눈부신 태양의 눈부심처럼 뜨겁다. 하지만 그 뜨거움 뒤의 그림자처럼 어둡고 차갑다.   어렸을 때에는 유럽을 동경했다. 발전한 민주주의와 그 역사. 부드럽고 강고해 보이는 문명. 세상의 도덕과 정의를 담보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가는 찬란함.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하기 힘든 위대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꼭 그 문화와 문명을 보기 위해 여행을 해보고자 마음먹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세계사에 대한 지식을 조금씩 쌓아가면서 이러한 생각, 즉 이러한 문명화 문화가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알게 되면서 그들에 대한 열망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는가. 지금의 남미라 불리는 지역 또는 나라가 왜 이토록 가난한 나라인지. 왜 그들 원주민의 문화는.. 2025. 3. 3.
미국의 목가 / 필립 로스 /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처음 이 책을 꺼내 들었을 때에는 제목을 믿었다. 미국의 목가. 미국 어느 지방 또는 시골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은 지루하겠지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일 거라 생각했다. 물론 그러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분명 그 안에선 갈등과 관계의 풀어헤침이 있을 것이다. 반전이라 하더라도 그 범위 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다. 머리를 식히기에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첫 장의 시장과 전반부의 흐름은 거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삼 분의 일 이 넘어서는 순간부터 예상하던 것과는 다르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겉으로 보이는 편안함 또는 안정적인 분위기는 어디 간데 사라지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조금은 적당히 넘어갔으면 하는 기대와는 달리 그 수렁은 오히려 더 깊이.. 2024. 5. 4.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누구나 1, 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안다. 그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살기 등등하고 매케한 화약 연기 속에서 죽어갔는지를 잘 안다. 역사를 통해서,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그 현장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포성과 예리한 칼, 그리고 잔인하고 잔인한 질병 등으로 인해서. 유럽에서의 전쟁을 넘어서 아시아에서도 동일하게. 그것도 잔인한 살육의 전쟁이 벌어졌다. 전쟁이 끝난 후 잠깐 후회와 반성이 시간이 있었고 이젠 다시 전쟁의 글자를 떠올릴 나라는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선은 곧 잊혀져갔고 다시 이곳저곳에서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전쟁이 다시 이어졌다. 누군가에게 설득을 당했든, 아니면 어쩔 수없이 전쟁에 나서야만 했든 비인간적이라 불리는 전쟁은 그 후에도 꽤 오랫.. 2024. 2. 17.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 김연수 번역 / 문학동네 그런 영상이 있다. 고즈넉한 또는 조용한 어느 공간. 저멀리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온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회색 면티 위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다. 다부진 몸 때문인지 아니면 더워서인지 몇 개의 단추가 열려있다. 원래의 색이 바래서인지 아니면 그가 하는 일 때문인지 청바지 고유의 색보다 진하듯 아니면 연한 듯한 느낌이 든다.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이 힘차게 들리지만 무언가 힘든 듯한 기색이 전해진다. 그가 지나간 자리의 가구들 위로 내려 앉아있던 먼지들이 갑자기 날아 오른다. 그동안 그가 외부에서 뭍혀 들어온 먼지들이 지나가면서 공기 중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앉기 시작한다. 저녁 무렵 태양의 사선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서 그런 풍경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2024. 1. 12.
피라미드 / 이스마일 카다레 /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피라미드. 누구나 다 아는 명칭이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기원전 4,000년 보다 더 오랜 문명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특별한 존재. 삼각뿔의 모양으로 거대한 사막과 함께 그 오래된 도시를 내려다보며 수많은 의구심과 존경심, 그리고 신비로움까지 갖춘 존재. 신화적인 상상력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 모습 그대로 증명하는 피라미드. 어렷을 적 신화 또는 신비로운 것들에 대한 궁금증과 존경심이 한껏 올라와 있을 무렵 피라미드는 그 정점의 하나였다. 단순히 어느 강력한 왕 또는 군주의 무덤을 넘어서 우주의 무언가를 말해주는 듯한 느낌까지 전달해주곤 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니었던지 이와 비슷한 영화까지 상영되어 그 신비로움과 의구심의 상상력을 극대와 시키기도.. 2023. 10. 22.
바스커빌가의 개 / 아서 코난 도일 /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사람들이 말한다. 어디선가 무섭고 커다란 개가 있다고. 그 개가 밤이면 나타나 황야를 헤매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누구도 그 개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어디에 사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저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들이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닐 뿐이다. 그렇게 존재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존재는 어느덧 사실이 되고 진실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밤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혹여 바람이 불며 주변의 사위를 삼키듯 비가 내리는 날이면 문을 꼭꼭 걸어 닫고 무사히 오늘 밤이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시신이 발견되면 그 모든 원인과 결과가 아직 보지 못한 존재로 향하고 만다. 그들의 두려움은 이미 머릿속을 넘어서 몸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2023. 9. 17.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장하준 / 김희정 옮김 / 부키 잘 알고 있지만 잘 인식하지 못하는 하나가 있다. 우리는 ‘경제’라는 단어의 상황, 조건, 체계 안에 살아간다. 하루를 또는 한 달을 더 나아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경제라는 단어에서 벗어나 살 수 없다.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써야 한다. 무언가를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꿈을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작은 무엇하나를 얻으려 하더라도 스스로 생산하여 만들 수 없다면 그것을 위해 교환을 해야 하고 그 교환을 통해 작은 꿈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행복을 누리고 싶은 현대 사회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여기에도 작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돈이다. 이런 돈의 과정, 즉 생산, 소비, 교환과정 전체를 경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가깝게 느.. 2023. 5. 7.
모파상 단편선 / 기 드 모파상 /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 어떤 분야의 책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때론 누군가 생각하는 지적사고의 내용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것이 어떤 고도의 생각과 사고의 이론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회를 이야기 하는 또는 사회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글일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객체로 살아가는 한 인간이 모이고 또 모여 구성하는 공동체, 더 나아가 국가 등을 이야기 한다 하더라도 그것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를 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활한 우주의 구성요소와 절대로 겪어내지 못할 시간의 흐름을 말할 때, 그것이 진리를 추.. 2022. 12. 4.
남한산성 / 김훈 / 학고재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니 서늘하다고 표현할 뿐 칼바람이 분다. 습기는 땅에 떨어져 발에 밟히고, 피부의 물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 위로 스치는 겨울의 바람은 시리다 못해 칼이 지나간 듯 생채기를 남긴다. 그 위, 그토록 칼바람이 스치는 성루 위에 두 사람이 올라서 저 멀리 진을 치고 있는 후금의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네 개의 눈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다른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살기 위해선 우리가 죽어야 하는 것이오. 그래야 근본이 살고 자유로워지는 것이외다. 여기서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있는지 모르겠소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생각을 죽여야 다음을 살 수 있다는 것뿐이오. 그것이 근본을 살리는 것이고, 그것이 백성을 살리는 것이외다. 서로 다른 .. 2022. 10. 29.
대한민국 위기와 기회의 시간 / 선대인 / 지와인 요즘 경제 뉴스의 첫 번째 단골로 올라오는 기사 제목으로 ‘인플레이션’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특히 6월에 있었던 미국의 CPI지수가 큰 관심을 끌었다. 작년 대비 9.1%의 상승. 물가가 오르기 시작되어 각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의 FOMC는 그동안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오던 방향을 수정해 급격히 올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달 8월까지 급격하게 금리를 올려 2.5%까지 도달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 국내에 들어와 있던 투자자금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쩔 수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결국.. 2022. 9. 16.